시의원들의 ‘수준 높은 5분 발언’ 3제
시의원들의 ‘수준 높은 5분 발언’ 3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2.10 2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시의회 민선 7기 의원들이 개원 5개월을 겨우 넘긴 시점인데도 새내기 티를 벗고 갈수록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고 해서 화제다. 10일 열린 올해 제2차 정례회 제3차 본회의에서 다수의 시의원들이 선보인 시정질문과 5분 자유발언도 예외가 아니다. 내용 면에서 민선 6기 수준을 훨씬 앞지른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발언 속에 어떤 내용들이 담겨 있기에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것일까? 판단을 그르치지 않도록 하는 데는 뚜껑을 열어 그 속살을 들여다보는 방법도 있을 것이다. 

이날 3차 본회의 속기록에 오른 다양한 발언 가운데 5분 자유발언 3건만 간추려 본보기삼아 공개해 본다.

-독점기업의 사회책임 주문한 서휘웅 의원
환경복지위원회 서휘웅 의원은 향토기업이면서도 사실상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는 경동도시가스를 향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라’고 요구했다. 

서 의원은 이 회사의 ‘공시’를 근거로 이 경동도시가스가 지난해에만 공급량 11%, 매출액 16%의 성장세를 보인 반면 울산지역 가스 보급률은 93.2%, 최근 5년간 증가율은 1.4%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스 공급량 연평균 11% 증가를 자랑하면서도 5년간 가스 증가율이 1.4%에 그친 현상을 꼬집고, 이는 경동조시가스가 ‘돈 되는 장사’에만 치우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서 의원은 “이는 시내권 및 대규모 아파트단지와는 달리 ‘돈이 안 되는’ 북구와 울주군 변두리에는 아직도 도시가스가 들어가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수치”라고 지적했다. 

그는 특히 “40년간 독점적 지위를 누려온 기업의 ‘사회 환원(=사회적 기여)’ 실적이 너무도 미약하다. 단순히 나무를 심거나 사회복지시설에 후원품을 전달하는 것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 아니다”고 꼬집었다. 서 의원은 결론적으로 △도시가스 설치비를 낮추고 △검침원의 처우를 개선하고 △경영의 핵심에 ‘성장’ 대신 ‘동반’이 자리 잡도록 해서 시민 모두가 차별의식 없이 따뜻한 겨울을 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미공급 가구들도 도시가스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울산시도 부담을 나누고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라는 말도 덧붙였다.

- 지하시설물 철저관리 촉구한 이시우 의원
이날 산업건설위원회 이시우 의원은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지하시설물에 대한 점검과 예방 조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난 4일 고양시 백석역 근처의 온수배관 파열사고, 지난 9월 남구 선암동 명동삼거리의 스팀배관 폭발사고를 비롯해 각종 지하시설물로 인한 안전사고를 떠올리며 울산시와 정부 차원의 대책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특히 “이제는 개발보다 과거 구축해놓은 시설물에 대해 체계적이고 꼼꼼한 점검과 관리에 치중해야 하는 시기”라며 “경제적 논리보다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서 사고에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이 의원은 이어 관리부처가 지자체, 한전,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행정안전부, 국토부가 어지럽게 얽히고설켜 있는 현실을 꼬집었다. 그러면서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갑작스레 사고가 발생하면 효율적으로 대처하기가 어렵다”며 근본대책의 마련을 촉구했다. 
그는 또 “예방에 들어가는 돈을 손실이라고 생각하지 말라”는 주문도 빠뜨리지 않았다. 지질도를 조사해서 지질의 특성에 맞는 공사매뉴얼을 만들고 지반의 특성을 감안한 공법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의계약 편중 현상 꼬집은 손근호 의원
한편 교육위원회 손근호 의원은 울산시교육청 직속기관의  수의계약이 몇몇 특정 업체에 쏠리는 현상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다. 

손 의원은 이 같은 현상을 입증해 보이기 위해 시교육청이 작성한 2018년 1월~10월의 대가 지급 현황에 대한 분석 결과를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시교육청 및 산하 각급 단체들과 수의계약으로 10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업체가 14곳, 수의계약이 500건 이상인 업체가 22곳이었고, 올해 매출만 49억인 업체, 올해 수의계약만 1천200건이 넘은 업체도 있었다”고 지적하며 시정을 요구했다. 손 의원은 결론적으로 “임의로 선정할 수 있는 수의계약들이 이미 규모가 커진 몇몇 특정 업체에게 쏟아진다는 것은 소상공인들을 배려하지 않는 처사”라며 “소상공인들에게 공정한 기회와 혜택이 주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5분 자유발언대에 오른 세 의원만 해도 철저한 준비와 조리 있는 논리 전개가 대단히 돋보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본란에서 볼 때 그보다 더욱 돋보이는 것이 있다. 다름 아닌 ‘문제의식’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 컨트롤타워의 필요성, 소상공인들에 대한 배려지심 같은 것은 국회의원보다 못할 것도 없는 수준으로 여겨진다. 며칠 남지 않은 제201회 제2차 정례회의 종료를 계기로 더 한층 성숙해진 시의원들의 모습을 울산시민들은 보고 싶어 할 것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