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의 꽃 유럽 편 ④ 매력적인 벨기에
여행의 꽃 유럽 편 ④ 매력적인 벨기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4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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벨기에는 유럽 가운데에 있어 유럽의 전쟁터였다. 특히 나폴레옹이 패한 워털루 전투가 벌어진 곳이기도 하다. 북해와 지중해를 잇는 교통의 요지로 국제금융시장의 중심지이자 연간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수도 브뤼셀은 유럽연합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부가 있는 국제적 도시이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벨기에는 UN 등 국제사회에서 지속적으로 우리를 지지해온 전통적 우방국이다.

‘작은 파리’라고 하는 브뤼셀(Brussel)의 그랑플라스(Grand Place)는 소설가 빅토르 위고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광장’이라고 극찬했던 곳이다. 이곳은 인간이 만들어낸 건축물의 경연장 같기도 하다. 고풍스러운 중세 건축물들로 지극히 유럽적인 분위기를 느낄 수 있어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시청사와 길드하우스, 왕의 집 등이 둘러싸고 있고 정말 아름다운 곳이어서 지금도 가장 기억에 남는 곳 중의 하나다.

내가 갔을 때는 크리스마스 시즌인데다 밤에 도착해서 음악에 맞춰 춤추는 불빛 쇼(뤼미에르)가 환상적 분위기를 자아냈다. 크리스마스 장식까지 어우러져 휘황찬란한 모습이었다. 조명과 음악으로 웅장하면서도 너무 아름다워 자리를 뜨지 못했고, 우리 팀이 얼마나 탄성을 질렀는지 모른다. 골목으로 접어들 때 어두웠는데 혼자 온 한국 남자대학생이 광장의 위치를 물었다. 한국 사람인 줄 어떻게 알았냐고 했더니 멀리서도 한국말이 들리더라고 해서 한바탕 웃었다.

일요일 아침에는 꽃시장과 각종 새가 지저귀는 새 시장이 열린다. 또 정치의 집회장이자 재즈 음악의 공연장이 되기도 한다. 7월 첫째 주에 열리는 브뤼셀 최대의 축제 오메강 축제(Ommegamg Festival)의 시발점이 되는 곳이기도 하다. 벨기에 사람들의 공통적 자부심은 맥주와 벨기에식 감자튀김, 축구대표팀, 초콜릿이다. 노이하우스, 고디바, 코트도르, 길리안, 레오니다스 등 백 년 넘게 명성을 이어온 초콜릿 강국이다. 와플도 개성 넘치는 맛으로 유명하다. 크기도 크고 다양한 색깔과 맛, 과일과 크림까지 종합전시장 같다.

오줌싸개 소년 동상이 유명한데 초미니 사이즈에 깜짝 놀랐다. 그렇지만 브뤼셀의 마스코트이자 최장수 시민! 약 60㎝의 청동상으로 ‘꼬마 쥘리앙’으로도 불린다. 14세기에 프라방드 제후의 왕자가 소변을 보고 적군을 모욕한 데서 유래되었다고. 세계 각국으로부터 이 청동상에 입힐 옷들이 보내져 와 때때로 옷을 입혀 놓기도 한다. 여러 가지 옷들은 현재 시립박물관이 된 왕의 집에 전시되어 있다. 미키마우스 복장과 엘비스 프레슬리 복장을 포함해 600벌이 넘는다.

브뤼셀에서 가장 아름다운 건물은 바로 275피트 건물 꼭대기에 악을 물리치는 브뤼셀의 수도신인 성 미카엘의 구리동상이 서있는 브뤼셀 시청사다. 각방에는 색실로 아름다운 무늬를 짜 넣은 직물류의 벽걸이들이 아름답게 장식되어 있다. 시청사의 오른쪽 맨 아래에는 작지만 아름다운 여행의 도시답게 여행정보센터가 있어서 각종 공연물과 교외 단체관광, 시내 지도, 숙박 정보 등을 알려주고 있다.

물의 도시 브뤼헤는 중세에 국제적 항구가 운하로 연결되어 경제적으로 번영을 누렸다. 그래서 도보여행을 즐겨야 진짜 구경을 했다고 할 수 있다. 풍차와 운하 종탑들이 조용한 분위기와 함께 어우러져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낸다. 시간이 멈춘 듯한 중세의 도시 벨기에 브뤼헤에서 말이 끄는 중세식 마차를 타고 운치 있고 고풍스러운 길을 이동하면서 낭만을 즐길 수도 있다.

서쪽의 플랜더스 지방은 풍경이 아름답고 교통이 발달해 사람이 살기 좋은 곳이라 많은 문학가와 화가들이 살았다. 플랜더스의 화가로는 브뢰겔, 반다이크, 오르단스 등 안트베르펜 화가 그룹이 있다. 또 특별한 것은 플랜더스 개다. 덩치가 크고 힘이 세서 모두가 키우고 싶어 하는, 우리나라의 진돗개처럼 유명한 개다. 동화와 애니메이션 ‘플랜더스 개’를 기억할 것이다. 네로와 파트라슈의 이야기이다. 알로아는 풍차 방앗간 집 딸이다. 안트베르펜에 네로와 파트라슈 동상이 있고 플랜더스의 개의 배경이 된 호보캔 마을이 있다.

15세기에 경제적, 예술적으로 강성했던 항구도시 앤트워프는 2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도시 곳곳이 폐허가 되었으나 대성당과 대화가 루벤스의 집들을 과거의 모습처럼 완벽하게 재현해 놓았다. 벨기에 최대 고딕 양식의 안트베르펜 대성당 안에는 루벤스의 그림과 무덤이 있고 앞에 루벤스의 동상도 있다. 성당 안에는 유명한 그림 ‘십자가에 매달리는 그리스도’와 ‘십자가에서 내려지는 그리스도’가 있다. ‘플랜더스 개’에 네로가 그토록 보고 싶어 하던 그림이다.

배우이자 자선가인 오드리 헵번(1929~1993)은 벨기에 출신이다. 그녀는 할리우드의 황금시대에 영화와 패션의 아이콘으로 활동했다. 미국 영화연구소로부터 여배우 중 스크린 전설 3위로 선정되었고, 베스트 드레서 부문 명예의 전당 여배우로 선정되었다. <로마의 휴일, 사브리나, 전쟁과 평화, 티파니에서 아침을, 파계, 마이 페어 레이디> 등 많은 영화에 출연해 각종 상을 받았다. 헵번은 생애 마지막을 유니세프(UNICEF)의 명예대사가 되어 남미와 아프리카 어린이 돕기에 나섰다. 그녀의 봉사정신과 어록에 나온 ‘나는 우상이 아니라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했다’는 말과 ‘인생을 제대로 즐기라’는 말을 되새기며 벨기에를 떠났다.

김윤경 여행가, 자서전쓰기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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