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형 일자리’ 수습, 파업 아닌 토론으로
‘광주형 일자리’ 수습, 파업 아닌 토론으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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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시점, 전국 노동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는 ‘광주형 일자리’ 사태일 것이다. 전국금속노조 현대차지부(=현대차노조)에 이어 기아차지부도 ‘총파업’의 배수지진을 쳤고, 울산지역 진보정당들까지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 때문에 지역경제 회생 카드로 ‘광주형 일자리’를 들고 나온 광주시와 정부는 갈수록 사면초가에 빠져드는 모양새다.

사태의 전개과정은 ‘초강경’ 일색이다. 차가운 이성은 뒷전이고 ‘으름장’을 앞세운 뜨거운 감성이 마이크를 장악한 느낌이다. 어느 누구도 이 껄끄러운 사태에 감히 끼어들기를 꺼린다. 먹잇감이 되지 않으려는 동물적 본능 탓이다. 언론도 쥐구멍 속에서만 꼼지락거릴 뿐이다.

그래도 입이 있다고 말문 여는 이들이 있다. 혹자는 ‘밥그릇 싸움’이라고 평한다. 혹자는 ‘내 밥그릇만은 안 뺏기겠다’는 필사의 몸부림으로 묘사한다. 하지만 둘 다 적절한 표현은 아니다. 강압적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에서는 민주주의가 숨조차 쉴 수 없다고 낙담하는 이도 있다. 완장 찬 갑의 기세만 보아도 주눅 든다고 하소연하는 이도 나온다.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은 허구일 뿐이라며 자조의 한숨을 내쉬는 이도 나타난다.

그런 와중에 ‘절차의 미학’을 선보이겠다는 이들이 있다. 오래전부터, 광야에서, 힘없는 노동약자들을 감싸 안겠다고 목소리 높이던 선각자들이다. 울산 동구 출신, 민중당 소속 김종훈 국회의원도 그중 한사람이다. 그가 들고 나온 카드는 ‘토론’이다. ‘광주형 일자리 추진의 문제점 진단’이란 주제가 달린 토론회다. 현대차노조와 김종훈의원실이 같이 마련한 이 토론회는 15일 오후 1시30분부터 국회 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열린다.

이들 두고 ‘뻔할 뻔 자’라며 결과를 예단하는 이들이 있다. 그래도 좋다.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키려 애쓴 흔적이 엿보이기 때문이다. 바라건대, ‘총파업’ 카드가 나오지 않는 사려 깊은 토론회로 기록되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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