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사람은 왜 단군의 자손이 아닌가?
울산사람은 왜 단군의 자손이 아닌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1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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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 여러분은 학교에서 우리나라 역사를 배웠지만, 별 생각 없이 선생님이 가르쳐주는 대로 믿었지 교육부나 선생님이 거짓말을 할 것이라고 생각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현재 우리 역사교과서는 역사학자가 아닌 일반국민들이 봐도 한심할 정도로 상식적 오류가 많다. 그중 하나가 울산사람은 단군의 자손이 아니라는 ‘고조선의 세력범위’ 문제다.

교과서 중 초등학교 사회는 교육부가 저작권자인 국정교과서이고, 중·고교 교과서는 검정교과서이지만, 정부에서 자세한 편찬 지침을 내리고 완성본을 ‘검정 심의’해서 합격해야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집필자들은 거의 모두가 중·고교 교사와 대학 교수들이다. 따라서 역사교과서는 우리나라 사학계가 공인하는 소위 ‘통설’로서, 정부가 이를 인정한 것이므로 오류가 있다면 사학계와 교육부의 책임이다.

모든 교과서는 ‘우리 민족 최초의 국가’라는 고조선의 영토(또는 세력범위)에 대해 “한반도 북쪽지역과 중국의 동북쪽지역에 자리 잡고 있었다”는 설명을 싣고 있다. 또한 예성강(또는 임진강) 이북만 고조선 영토로 표기하고, 남한지역은 고조선의 영토에서 제외시킨 지도를 싣고 있다. “비파형 동검과 탁자식 고인돌은 주로 만주와 한반도 북부지역에서 집중적으로 발굴되어 고조선 관련 문화범위를 알려준다”(비상교육 편 중학교 역사1)는 설명과 함께 게재된 ‘유물로 본 고조선의 세력범위’ 지도에는 비파형 동검, 탁자 모양 고인돌의 분포지역을 표기하고, 고조선의 세력범위를 별도의 색깔로 표시하고 있다.

그런데 “고조선의 영역이었던 곳에서는 비파형 동검과 탁자 모양의 고인돌, 미송리식 토기가 많이 발견된다”(초등학교 사회)는 설명과 함께 실제 지도에 표기된 유물분포를 보면, 탁자 모양 고인돌은 북한지역에 집중적으로 많지만, 비파형 동검은 제주도지역을 포함한 남북한 전역에 고루 분포되어 있고, 고조선의 세력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은 요하 서쪽과 천진지역에도 분포되어 있다. 그렇다면 ‘고조선 초기의 문화를 보여준다’고 설명하는 비파형 동검은 고조선 세력범위 결정과 무관하다는 말이 된다.

고개가 갸우뚱거려져 교과서 편찬의 기준이 되는 교육부 지침을 확인했으나 ‘고조선의 대표적인 유적과 유물을 통해 고조선의 대체적인 세력범위와 문화권을 이해하도록 한다’고만 했을 뿐 실마리를 찾을 수가 없어 국민신문고와 교과서민원바로처리센터에 질문을 했다. 대답은 비슷하게 고고학적 연구성과(미송리식 토기, 비파형 동검, 탁자식 고인돌 출토범위)와 사료기록(준왕의 남천 기사, 신라 6촌의 조선유민 관계 기사)을 바탕으로 추정한 ‘학계의 통설’에 따른 것으로 ‘한반도 전체를 고조선의 영역으로 주장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래서 ‘그렇다면 북한지역에만 있는 유물분포를 그려야 되지 않느냐?’ ‘남한지역에는 누가 있었는지도 표시해야 되지 않느냐?’ ‘남한 사람들은 단군의 후손도 아닌데 왜 단군과 고조선에 대해 가르치느냐?’며 몇 달간 끈질기게 질문을 했다. 그러나 검정교과서 집필자로부터 ‘그것이 학생들의 사고를 유연하게 하는 효과는 있다고 본다’는 무책임한 대답만 들었을 뿐 명확한 답을 받아내지 못했다. 뚜렷한 이유 없이 남한지역을 제외시킨 것이다.

더 큰 문제는 ‘대한민국은 통일신라의 법통을 이은 한반도 남쪽의 나라이므로 북쪽의 고조선, 고구리, 발해와 그 후손들인 요·금·원·청을 모두 자기들 역사’라고 하는 중국의 동북공정을 우리가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는 데 있다.

‘과연 이 사람들이 우리나라의 교육자들이고, 우리들의 세금으로 교육을 담당하는 사람들인가?’ 하는 한심한 생각을 하면서 질문도 마쳐야 했다. 울산시민 여러분이 ‘우리는 왜 단군의 자손이 아니냐?’고 나서야 교육부와 청와대, 국사학자들이 정신을 차리고 바로잡을 것 같다.

박정학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역사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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