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옥희 교육감의 용단 “이승복 동상 철거”
노옥희 교육감의 용단 “이승복 동상 철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1.05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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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 묵은 체증이 싹 가셨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울산지역 몇몇 초등학교에 아직도 ‘관리부재’ 속에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반공소년 이승복 어린이’의 동상 철거를 노옥희 교육감이 지시한 직후 나타난 현상이다. 이승복 어린이의 죽음은 한동안 온 국민을 애통에 빠뜨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지금은 ‘냉전(冷戰)시대의 상징’으로만 남아 있을 뿐이다.

노옥희 교육감의 지론은 선명하고 지시는 단호하다. 그는 5일 열린 시교육청 간부회의에서 “시대에 맞지도 않고 사실관계도 맞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빠른 시간 안에 없앴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조기 철거를 지시했다.

이승복 어린이는 1968년 ‘울진·삼척 무장공비 침투사건’ 때 처참하게 희생된 것으로 한 일간지에 보도되면서 온 국민들의 공분을 샀고, 전국 학교의 반공(反共)교육에 금과옥조처럼 활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 동상은 반세기가 지나면서 먼지를 뒤집어쓴 채 흉물처럼 방치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더욱이 지금은 남북 정상과 북미 정상이 서로 앞을 다투듯 평화를 논의하는 시점이다. 그러기에 노옥희 교육감의 지시는 만시지탄은 있으나 매우 시의적절한 용단이라고 평가하고 싶다.

시교육청이 자체 조사한 결과, 이승복 동상이 세워져 있는 울산지역 초등학교는 12곳에 지나지 않고, 모두 개교 시기가 빠르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러나 ‘반공소년 동상’이 세워져 있는 학교라고 해서 그 학교의 역사와 전통이 더욱 빛난다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시대적 소명의식이 담긴 노옥희 교육감의 지시를 따르는 일에 해당학교 교장단이 앞장서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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