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이 ‘역사의병대’로
군인이 ‘역사의병대’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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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육사 입학시험 때 사회 선택과목에서 국사를 선택하지 않고 세계사를 선택했을 정도로 국사에 대한 애정이 깊지 않았다. 그런데, 1978년 육사에서 경제학 교관과 훈육관을 하면서 생도들이 읽는 책 중 ‘자유’라는 월간지의 내용이 생도들에게 유해한 것은 아닌지를 검토하다가 우리 국사의 문제점을 깨닫게 되어 결국 지금의 나 즉, ‘겨레 얼 1호 박사’라는 칭호를 듣는 역사학자가 되었다.

특히, 그 책에 가장 많은 글을 실었던 이유립 선생을 한미연합사령부 한국 장병들의 정신교육 강사로 초빙한 것이 인연이 되어 1985년 말부터 제자가 강의하는 ‘이유립 사학 시민강좌’를 열고, 그의 글들을 묶어 『대배달민족사』 출판을 추진했다. 아울러 그분이 1986년 4월 마지막 강의 도중 쓰러져 돌아가신 것이 계기가 되어 ‘사단법인 한배달’을 창립하여 32년 동안 ‘바른 역사 복원 운동’을 해오고 있다.

그런 과정에서 역사분야 비전문가인 내가 역사나 겨레 얼 얘기를 하면 “군인인 네가 역사를 알면 얼마나 알겠나?”는 식의 불신 분위기가 생길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춘천에서 근무 중이던 1991년 강원대학교 대학원 사학과에 진학하여 석사과정을 마쳤고, 전역 후 1999년에 박사과정에 들어가 10년 만에 「한민족의 형성과 얼에 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내가 쓰고 싶었고 우리 역사 전개의 원동력인 ‘민족정신 또는 겨레 얼’에 대한 학문적 자료가 많지 않아 오래 걸렸던 것이다.

나는 1998년경부터 각급 학교 역사교과서를 분석해 봤다. 우리 겨레가 지난 세기에 35년간의 일제 억압과 6·25 전쟁을 겪었고, 남북 군사대립 속에서도 반세기만에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을 만든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으며, 현재 연예분야와 새마을운동을 비롯해 세계인들이 열광하는 수많은 분야의 ‘한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우리만이 가진 민족저력의 덕분이며, 그것을 역사교육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우리 역사에 대한 국민교재인 각급 학교 역사교과서에는 그런 민족적 저력보다는 일본인들이 우리 겨레를 말살하기 위해 ‘못난 민족’이라고 왜곡한 민족비하 내용들이 더 많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그래서 국민신문고 등을 통해 교육부와 국사편찬위원회, 검정교과서 편집진에 문제를 제기하니 한결같이 그 내용이 ‘학계의 통설’이라고 했다. 우리 역사학계의 현주소를 알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사적으로 모든 나라는 외침보다는 내부의 적에 의해 더 망했다. 또 민족저력은 역사의 원동력인 겨레 얼에서 나오며, 겨레 얼을 알고 자신의 정체성을 정립시키는 것이 역사교육의 목적이다. 그런데도 한강의 기적과 한류를 일으키는 겨레 얼 대신 역사학계의 통설이라며 민족비하 역사교과서를 만드는 사람들이 아직도 큰소리를 치고 있다. 그래서 나는 “이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망하게 할 가장 큰 내부의 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민족저력이 포함된 바른 역사를 되찾으려면 그런 매국사학자들이 이 땅에서 사라져야 한다는 생각에 그들을 몰아낼 궁리를 하다가 2015년에 만든 것이 ‘역사의병대’이다. 역사의병대는 일반적인 바른 역사에 대해 배우자는 것이 아니다. 대중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역사교과서와 학자들의 주장이 지닌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알고, 대중매체를 통해 이를 퍼뜨리는 대중타격활동을 통해 매국사학자들을 이 땅에서 몰아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따라서 대중들에게 매국사학자들이 말하는 ‘통설’의 문제점을 이해할 수 있을 정도의 역사기초지식과 그들을 효과적으로 타격할 수 있는 요령을 제시하고 서로 토의하는 ‘역사의병 아카데미’를 개설하여 누구나 실천할 수 있도록 유도하고, 역사의병 아카데미에 오시지 못한 국민들도 이런 내용을 알 수 있도록 다움 카페의 ‘역사의병대’와 SNS(밴드, 페이스북, 카카오톡)를 운영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며, 가용한 모든 언론을 통해 전파하기도 한다. 울산제일일보 독자 여러분들도 많이 참여해주시기를 기대한다.

박정학 역사학 박사·예비역 준장 사단법인 한배달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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