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부(寄附)의 의미
기부(寄附)의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10.10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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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의 사전적 의미는 자선사업이나 공공사업을 돕기 위해 재물을 무상으로 내 주는 것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만 본다면 기부는 아름다운 것이고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 원동력이다. 연말이 되면 이름 없는 독지가의 기부가 선행으로 매스컴에 소개되어 마음이 훈훈해지기도 한다. 선진국이라 일컫는 나라일수록 사회지도층의 인사들의 기부는 당연시되어 있다.

사회지도층의 도덕적 책무로 일컫는 노블레스 오블리주는 기부가 그 바탕이 된다. 나에게 있어 ‘기부’는 언제나 긍정적 의미로 언젠가는 실천해야 할 과제로 내 마음속에 자리 잡았었다. 내가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이 되기 전까지 말이다. 비록, 1년차밖에 되지 않는 새내기 공무원이지만.

지난 6월에 치러진 전국동시지방선거에 있어 가장 많이 들었던 단어가 ‘기부행위’다.

공직선거법 제112조 제1항을 보면 “기부행위”란 당해 선거구 안에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 및 선거구민의 모임이나 행사 또는 당해 선거구의 밖에 있더라도 그 선거구민과 연고가 있는 자나 기관·단체·시설에 대하여 금전·물품 기타 재산상 이익의 제공, 이익제공의 의사표시 또는 그 제공을 약속하는 행위라고 정의하면서 일년 365일 금지하고 있다. 물론, 예외조항은 있다.

나는 이렇게 좋은 의미의 ‘기부’가 선거와 결합되면서 ‘기부행위’라는 부정적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는 사실을 선거관리위원회 공무원이 되고서야 알았다.

기부는 거래 당사자 간에 은밀하게 이루어져 적발하기도 어렵다는 사실과 함께. 씁쓸하다. 사회는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로 나누는 경우가 많다. 그것이 물질이든 지식이든….

그러나 분명한 것은 가진 자가 갖지 못한 자를 위하여 할 수 있는 것이 기부이다. 물질 기부이든 재능기부이든 기부가 활성화될수록 우리가 사는 사회는 더 조화롭고 따뜻해지는 것은 분명하다.

이러한 긍정적 의미의 기부를 선거에 있어서만은 금지하고 위반하면 처벌하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당락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국가의 번영은 국민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지도자의 자질과 열정, 도덕적 양심이 중요하다. 이러한 자질이 무시된 채 ‘기부행위’가 선거의 결과를 좌지우지하게 된다면 선거는 본질을 잃게 된다.

선관위에서는 정치인·공무원·일반인을 대상으로 ‘기부행위’에 대한 강의 및 깨끗한 선거문화 조성을 위한 캠페인을 실시하고 있다. 그러나 선거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스스로 ‘기부행위’에 대한 인식을 바로잡아야 비로소 투명하고 공정한 선거가 이루어진다.

하루빨리 ‘기부행위’에 대한 인식이 정착되어 선거에 있어 당선되기 위한 ‘기부’가 아닌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아름다운 ‘기부문화’, ‘선거문화’가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박상욱 울산 남구선거관리위원회 지도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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