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줍는 노약자 조사’가 던지는 의미
‘폐지 줍는 노약자 조사’가 던지는 의미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26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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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지를 주워서라도 근근이 생계를 이어가는 노약자들이 우리 사회에는 의외로 많다. 그러나 그 정확한 규모는 제대로 알려져 있지 않아 ‘사각지대’로 여겨져 온 것 또한 사실이다. 그러던 차제에 울산시의회 김미형 의원이 이들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촉구한 것은 작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김미형 의원이 주의를 환기시킨 것은 지난 16일자 서면질문을 통해서였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노인 인구의 절반(49.6%)이 빈곤계층이며, 폐지를 주워 생계를 유지하는 노인 인구가 175만 명은 될 것이라며 지역 상황에 대한 울산시 차원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울산시가 즉시 반응을 보였다. 24일자 서면답변을 통해 “최근 재활용품 수집 노인과 장애인에 대해 조사한 결과 모두 675명(노인 593, 장애인 82)으로 집계됐다고 밝힌 것이다.

여하간 재활용품을 주워 생계를 이어가는 노약자의 숫자가 대강이나마 파악됐다는 것은 대단한 성과로 볼 수 있다. 노약자 대책의 확실한 근거자료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시가 파악한 바로는 재활용품을 줍는 노약자 675명 중 91.3%인 616명이 복지수혜 계층이다. 이를 세분하면 기초생활수급대상자 87명, 기초연금대상자 463명, 차상위계층 53명, 장애인연금수혜자 13명으로 나뉜다. 시는 복지수혜 계층이면서도 재활용품을 줍는 이유를 ‘기본생계비가 부족하거나 스스로 살아가기 위해 자립 노력을 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그러면서 이를 바탕으로 내년 새 일자리사업에 폐지 줍는 노인과 장애인을 참여시키는 방안을 검토해서 이들의 자립과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힘을 쏟겠다고 했다.

모처럼 체온이 느껴지는 복지정책을 보게 되는 것은 참 흐뭇한 일이다, 그러나 이 선에서 그치지 않았으면 한다. 먼저 ‘폐지 줍는 노약자’의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있도록 좀 더 촘촘한 전수조사에 나섰으면 한다. 아울러 김미형 의원의 조언도 귀담아들었으면 한다. 김 의원은 한동안 정천석 이사장(현 동구청장)의 퇴직자·노약자 일자리사업을 도와 ‘늘봄 협동조합’ 일을 뒷바라지한 경험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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