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제안은 울산발전연구원 김승길 박사가 16일자 이슈리포트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울산 교통·물류 연계방안’을 통해 제시했다. 김 박사는,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발맞춰 북방 물류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울산시가 연구조직 구성과 전문인력 확충, 중장기 로드맵 수립을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정책제언을 내놓았다.
여기서 ‘북방 물류시장’이란 북한뿐 아니라 중국·러시아 등 극동지역 전체를 포괄한다. 김 박사는 북방 물류시장 진출을 위한 밑그림은 윤곽이 보이지만 정작 이를 구체화하고 추진하는 데 필요불가결한 연구조직과 전문인력은 아직 구상 단계에도 이르지 못한 것 같다며 선결과제의 하나로 손꼽았다. 김 박사의 이 같은 지론을 현실화하기 위한 작업을 울산시는 지금부터라도 서두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울산이 북방 물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당연한 수순이기 때문이다.
김승길 박사의 또 다른 의견도 귀담아들을 만한 가치가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김 박사는 울산을 가리켜 ‘육·해·공 교통수단을 모두 이용할 수 있는 국내 교통·물류의 요충지’라며 북한뿐만 아니라 중국, 러시아 등 유라시아 대륙으로 진출하는 데 상대적 이점이 많은 지역이라고 강조했다. 도로·철도·항만·항공 중에서도 ‘2005년 남북해운 합의서’를 통해 개설키로 한 남한의 여러 항구도시와 북한의 여러 항구도시를 잇는 ‘해상항로’를 우선적으로 이용할 필요가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남한의 항구도시’ 중 동해안권역의 항구도시에는 부산과 울산, 포항, 속초가 포함되고 이 중에서도 부산과 포항은 ‘잠재적 경쟁도시’이면서도 ‘협력이 필요한 도시’로도 볼 수 있다.
김 박사는 또 국내에서 우위적 지위를 누려온 조선·자동차·석유화학 등 울산의 3대 주력산업을 떠올리면서 이 같은 항만과 산업의 강점을 살려 북한의 동해권역에 위치한 경제특구 및 경제개발구와 적극적으로 손잡을 수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사실 현재로선 내리막길을 치닫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울산의 조선산업만 하더라도 북한의 양호한 항만여건, 저렴하고 우수한 인적여건을 감안하면 남한의 어떤 도시보다 경쟁적 우위에 설 수 있다는 것이 다수 전문가들의 진단일 것이다.
김 박사는 울산의 교통·물류·산업 측면의 강점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북한의 특수경제지대 주요도시인 나진·선봉, 청진, 단천, 함흥, 원산과 중국의 동북3성,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자매결연을 맺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또 동해안발전포럼 등을 연결고리삼아 울산이 동해안권역 도시들과 손잡고 남북교류협력 및 북방물류시장 선점 방안을 공동 발굴해서 정부에 공동 건의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내놓았다.
돌다리도 두들겨가며 건너는 신중한 태도 못지않게 쇠뿔도 단김에 빼는 추동력 역시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