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적(敵)은 누구인가?
대한민국의 적(敵)은 누구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9.16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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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에서는 올해 연말에 발간하는 ‘2018 국방백서’에서 북한을 적(敵)으로 규정한 문구를 삭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이로 인해 각계각층, 토론방송 등에서는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혹자는 이를 대수롭잖게 여길 수도 있으나, 다른 각도에서 보면 그리 단순한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그럼, 여기서 말하는 ‘국방백서’는 무엇이고, 현재는 어떻게 적을 명시하고 있는지 들여다보자. 국방백서의 작성·발간은 국방부 정책기획관실에서 총괄한다. 작성 과정에는 국방부 외에도 합참, 방위사업청 등 다양한 기관과 부서에서 참여하고, 여러 차례 검토를 거쳐 발간된다.

현재 국방백서는 격년제로 발간되는데, ‘2016 국방백서’는 2017년 1월 초에 발간되었다. 당시 국방부 정책기획관은 국방백서에 대해 “안보 현실과 주요 국방정책에 대해 국민과 소통하고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국방부가 내놓은 노력의 산물”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국방백서 발간의 큰 목적은 국민들에게 국방정책을 공개하여 안보 공감대를 형성하고 지원을 확보하는 데 있다. 아울러 대외적으로는 국방정책을 투명하게 하여 국제적 신뢰를 얻어내고 군사협력과 우호를 증진하는 데 있다.

이번에 논란이 되고 있는 ‘적’ 개념에 대해서는, 국방백서 제2장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정책’ 중, 제2절 ‘국방정책’에서 기술하고 있다. 북한의 상시적인 군사적 위협과 도발은 우리가 직면한 일차적인 안보위협이며 이러한 위협이 지속되는 한 그 수행 주체인 북한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적의 개념, 범위와 연결된 2018년 현 시점에서 바뀐 안보환경은 어떠한가? 남과 북은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첨예한 군사적 긴장상태를 완화하고 전쟁 위험을 실질적으로 해소하기 위하여 공동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또 이를 위해 지상·해상·공중 등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그런데 북한은 현재까지 이러한 약속을 성실하게 지켜주고는 있지만, 위협이 되고 있는 물리적 군사력을 철수시킨 것은 아니라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즉,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우리에게 위협을 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 9월 6일, 국방부는 비무장지대(DMZ) 공동 유해발굴과 전방 감시초소(GP) 폐쇄,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비무장화 등 남북 장성급회담 논의 사안에 대해 사안별로 이행 시기와 방법 등을 담은 포괄적인 군사 분야 합의서를 구체화하는 중이라고 했다. 특사단 방북 결과를 바탕으로 남북 정상회담 시점에 상호 신뢰 구축과 무력충돌 방지에 관한 구체적 방안에 합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남북 간의 합의와 실천보다 가장 우선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은, 북한의 대남 정책과 활동의 기반이 되는 ‘조선노동당 규약’을 개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선노동당 규약 서문은 “조선노동당의 당면 목적은 공화국 북반부에서 사회주의의 완전한 승리를 이룩하여 전국적 범위에서 민족해방과 인민민주주의의 혁명과업을 완수하는 데 있으며, 최종 목적은 온 사회를 주체사상화하여 인민대중의 자주성을 완전히 실현하는 데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반면, 대한민국 헌법 전문은 “항구적인 세계평화와 인류공영에 이바지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다. 또 이 법 제4조는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 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고 천명하고 있다. 적과 적의 위협에 대한 개념은 신중하고 명확하게 분석하고 판단해야 한다. 그래야만 이에 대한 현명하고 타당한 대응방안과 대비태세를 이끌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2000년과 2007년 남북 정상회담에서 있었던 ‘상호 평화번영 추구’ 합의를 파기하고 군사적 도발을 감행한 북한의 행태를 절대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2박3일간 평양에서 열리는 제3차 남북 정상회담의 성공을 응원하고 지지한다. 이번 회담을 통해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정착 및 공동번영, 한반도의 비핵화가 진정으로 실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기환 민방위 전문강사·예비역 소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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