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든 '경제 비관론'
정부가 만든 '경제 비관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28 2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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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청장 경질(?)인사를 두고 보수야당과 보수언론의 공세가 뜨겁다. 청와대가 ‘통계 왜곡’을 시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설상가상 좀체 나아지지 않는 고용 상황과 채소·외식 물가 상승 등으로 소비자심리지수가 1년 5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지수는 기준치인 100도 넘지 못하며 경제 비관론이 우세해졌음을 시사했다. 소비자심리가 악화해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으면 실제 소비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이 모두는 정부가 만든 ‘경제 비관론’의 과정이란 생각이다.


지난 26일 문재인 대통령이 황수경 전 통계청장을 경질하고 강신욱 신임 통계청장을 임명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소득지표 등의 결과를 두고 표본에 문제가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그리고 이 의혹을 주도적으로 제기한 당사자가 바로 강 신임 청장이다. 황 전 통계청장은 27일 진행된 이임식에서 “통계가 정치적 도구가 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였다”고 뼈 있는 말을 남기기도 했다.


사실 가계소득조사는 당초 올해부터 없애려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효과를 홍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존속을 밀어붙인 것이다. 걱정스러운 것은 신임 통계청장이 지난 5월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 효과가 90%’라는 문재인 대통령 발언의 근거 자료를 작성한 인물이란 점이다. 이러한 이유로 통계청이 앞으로 정책에 맞는 ‘코드 해석’을 내놓거나 불리한 통계는 공개를 꺼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는 것은 사실이다.


한편 한국은행이 어제(28일) 발표한 ‘2018년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2로 한 달 전보다 1.8포인트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 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다. 지수가 100을 하회하면 경기를 비관하는 소비자가 낙관하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뜻이다. 아쉽게도 CCSI는 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며 작년 3월(96.3) 이후 최저 수준으로 하락했다. 일각에서는 그간 CCSI가 하락하고 있음에도 100 이상이라는 점을 그나마 위안으로 삼았다. 그러나 한국 경제를 둘러싼 먹구름이 짙어지며 비관론으로 돌아선 소비자들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다.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우리나라 가계부문의 현재생활형편, 생활형편전망, 가계수입전망, 소비지출전망, 현재경기판단, 향후경기전망 총 6개의 주요 개별지수를 표준화하여 합성한 지수로, 소비자심리를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데 이용된다. 소비자심리지수가 100을 넘으면 앞으로 생활형편이나 경기, 수입 등이 좋아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다는 의미이며 100 미만이면 그 반대다. 한국은행에서 제공하는 우리나라 100대 통계지표 중의 하나이다.


대내적으로는 지난달 취업자는 8년 6개월 만에 최소인 5천명(전년 대비) 늘어나는 데 그쳤다. 또, 폭염 때문에 이달 중순 채소 가격은 일주일 새 15.1% 뛰었고 최저임금 인상, 원재료 가격 상승이 겹쳐 냉면, 삼겹살 등 외식 메뉴 가격도 줄줄이 올랐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에서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이달 들어서도 치고받기를 지속했고 터키발 악재로 일부 신흥국 금융 불안이 불거져 우려를 키웠다. 소비자심리지수 악화는 실제 소비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를 낳는다.
정부가 바뀌면서 급변한 정책이 한둘이 아니지만 국가 통계까지 이래서는 곤란하다. 정권 입맛에 맞는 통계는 존재 이유가 없다. 소득주도성장 성공으로 몰아가는 정부와 통계청은 세상에 있는 세 종류 거짓말은 ‘거짓말, 새빨간 거짓말, 그리고 통계’라는 격언을 거듭 새겨볼 필요가 있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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