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조선소… 냉혹한 미래…’ 외신의 눈에 비친 울산의 눈물
‘텅 빈 조선소… 냉혹한 미래…’ 외신의 눈에 비친 울산의 눈물
  • 김규신
  • 승인 2018.08.15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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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통신사 로이터, 울산발 보도로 조선업 종사자 조명동구, 인구 감소·땅값 급락·빈 상가 속출 등 ‘악화일로’“현대重 수주 악화 따른 침체, 미국 러스트벨트 비할 만”
국제통신사 로이터가 지난 13일자 보도(Empty shipyard and suicides as ‘Hyundai Town’ grapples with grim future)를 통해 울산과 조선업 관련 종사자들을 조명했다. 보도 화면 상단 캡처 모습.
국제통신사 로이터가 지난 13일자 보도(Empty shipyard and suicides as ‘Hyundai Town’ grapples with grim future)를 통해 울산과 조선업 관련 종사자들을 조명했다. 보도 화면 상단 캡처 모습.

 

울산의 조선업 불황에 세계의 이목이 모아지고 있다.

영국 국제통신사인 로이터가 지난 13일자 울산발 보도(텅 빈 조선소와 자살, 현대 타운의 냉혹한 미래, Empty shipyard and suicides as ‘Hyundai Town’ grapples with grim future)를 통해 조선경기 침체로 신음하는 울산과 조선업 관련 종사자들을 조명했다.

보도는 현대중공업 관련 업체에서 근무하다가 지난 1월 퇴직한 한 가장 이모씨(52)와의 인터뷰로 시작한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씨는 5년 전 현대중공업 조선 관련 근무를 위해 울산에 왔다.

당시 울산의 조선소는 밤낮없이 운영되는 호황을 누렸으며 조선업 노동자들은 일반 노동자들의 3배에 달하는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장기화한 조선 경기 침체 영향으로 불황이 닥쳤고 결국 2015년과 2017년 사이에 이씨를 비롯한 2만7천여명의 노동자들이 현대중공업을 떠나게 됐다.

이씨가 퇴직하자 아내가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현대자동차 협력업체에서 최저임금을 받으며 일하게 됐고, 울산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던 대학생 딸은 다른 지역의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실내 인테리어업에 종사하려고 기술을 배웠지만 경기 침체가 부동산 부문에까지 닥치면서 일자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 가족의 사례가 현재 울산의 쇠퇴를 반영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안내했다.

로이터는 과거 정주영 회장이 60년대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을 설립하면서 고래 사냥으로 유명한 어촌 마을이었던 울산을 거대한 회사 도시로 탈바꿈시켰고 수십 년 동안 구직자들이 높은 임금과 회사 보조금 주택 등의 혜택으로 이 도시로 몰렸다고 소개했다.

글로벌 조선·해운업이 호황기를 맞으면서 울산은 우리나라 최고 부자도시로 이름을 올렸고 2009년에는 현대중공업 등 국내 조선업계가 전자와 자동차를 제치고 수출 1위에 오르는 등 호시절을 보냈다.

하지만 선박 공급 과잉, 글로벌 경제 회복 및 성장 지연, 유럽재정위기 심화 등 대외적인 악재로 수주가 급감하면서 일감이 줄고 도크가 비었으며 인력도 남아돌기 시작했다.

한국은행 울산본부가 지난 3월 발표한 ‘울산지역 조선업 업황 부진 지속’ 관련 자료에서도 지난해 울산의 선박 수출액은 65억 달러로 2016년의 102억6천만 달러보다 36.6%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선박 생산도 17.7% 줄었다.

지난해 조선업체 신규 수주는 72억9천만 달러로 2016년 51억9천만 달러보다 40% 증가했으나 과거 업황 호조기(2012~2015년)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에 그치는 낮은 수준이다.

특히 수주 잔량도 급감하는 가운데 40여개월째 수주가 없는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이 결국 일감이 다 떨어져 이달부터 일시적으로 가동을 중단했다.

현대중공업 해양공장의 가동 중단은 1983년 4월 해양공장을 별도로 준공한 이래 35년 만에 처음이다.

로이터는 이번 보도에서 통계청의 통계를 인용, 울산의 25~29세 인구의 높은 자살률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아울러 일자리와 인구 유출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현재의 울산의 모습이 70~80년대 급격한 산업발전 이후 쇠락하면서 미국 중서부 지역에서 발생한 러스트 벨트에 비할 만하다고 설명했다.

러스트 벨트는 미국 오하이오 주와 펜실베니아주 등 제조업의 호황을 구가했던 중심지였다가 제조업의 사양화 등으로 불황을 맞은 미 북부와 중서부 지역을 이르는 말인데 울산도 이에 비견할 만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실제 울산, 그 중에서도 현대중공업이 위치한 동구는 조선업 업황 부진 지속으로 위기를 겪고 있다.

인구가 감소하면서 현대중공업이 있는 울산 동구 일대는 원룸의 전·월세 입주율이 크게 떨어지고 빈 가게도 속출하며 경제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동구의 땅값도 지난 1분기 전국에서 가장 큰 폭인 0.61% 하락하는 등 조선 경기 침체 여파를 고스란히 맞고 있다.

한편 로이터는 현재 현대자동차 관련 노동자들이 조선업 일자리 감소 후 다음 차례는 자신이 될지도 모른다며 두려워하고 있다고 보도하면서 현대자동차는 이미 일부 생산 기지를 해외로 이전했고, 올해 국내 생산량이 2004년 80%에서 올해는 37%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규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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