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를 넘어 집단이기주의를 달리고 있는 ‘님비현상’
도를 넘어 집단이기주의를 달리고 있는 ‘님비현상’
  • 김기열 기자
  • 승인 2008.12.23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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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장례식장 건립을 두고 모아파트 주민들이 ‘님비현상’의 도를 넘어서는 집단이기주의로 변질되고 있다.

‘님비현상’은 지역개발 과정에서 재정적인 피해를 주거나 환경 오염 유발, 심리적 혐오감을 주는 시설이 필요한 줄은 알지만 서로 꺼리는 현상으로 ‘Not in my back yard’의 각 단어의 앞 철자를 따와서 만든 단어다.

최근 울산 중구지역에 위치한 인산병원이 복산동에서 남외동으로 이전하면서 장례식장 운영을 두고 인근 아파트주민들과 극심한 갈등을 겪었다.

인산병원은 낙후된 중구지역의 의료서비스를 개선하고 종합병원으로 도약하기 위해 최신 의료시설과 현대화된 건물을 갖추면서 지하에 장례식장을 운영을 계획했다.

물론 여기에는 병원의 영업적인 목적도 포함돼 있었겠지만 대부분의 큰 병원들마다 모두 장례식장을 두고 있으며, 종합병원을 도약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갖춰야 할 시설이었다.

그러나 인산병원과 인접한 모아파트 주민들은 장례식장이 들어선다는 사실이 알려지자마자 구청에 집단민원을 제기하고 반대집회를 여는 등 허가취소를 요구하며 구청을 압박했다.

주민들은 반대 이유로 집값하락과 곡소리 등 소음 문제, 장의 차량과 상복입고 다니는 모습이 아이들의 교육환경에 좋지 않다는 등 온갖 이유를 모두 가져다 붙였다.

결국 병원측은 출입구를 아파트 반대쪽으로 내고 보이지 않게 담벼락을 설치하는 등 설계변경을 거치는 우여곡절 끝에 지난달부터 영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주민들은 병원 영업이후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확성기를 동원해 집회를 여는 것도 모자라 허수아비까지 설치해 지나가는 행인들을 놀라게 하는 등 지나친 방법으로 영업을 방해해 주변으로부터 인심을 잃고 내부갈등까지 겪고 있다.

병원이 인근에 있을 경우 단점보다는 장점이 더 많다. 위급한 환자일 경우 생명을 구할 수 있으며 시간과 돈도 절약할 수 있다. 또 병원으로 인해 인근 상권도 발달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주민들도 무조건 반대보다는 병원이 인근에 있음으로 얻을 수 있는 지역주민 의료서비스 혜택, 편의시설 설치 등 양측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향으로 문제를 해결할 필요가 있다.

/ 김기열 기자 편집국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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