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먼저” 시책에 앞장서는 단체장들
“사람 먼저” 시책에 앞장서는 단체장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06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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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먼저”라는 인식을 공유한 민선7기 자치단체장들의 사이다 같은 시책들이 찌는 듯한 폭염도 누그러뜨릴 기세다. 울산 중구와 동구, 북구는 6일 미리 약속이나 한듯 사람 냄새 물씬한 시책들을 동시에 발표했다.

중구(구청장 박태완)와 동구(구청장 정천석)는 ‘의전 간소화’에, 북구(구청장 이동권)는 ‘저녁이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추었다. 초점을 어디에 맞추었든, 그 밑바닥에는 구청장들의 민본주의(民本主義) 정신이 짙게 깔려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민본(民本) 사상은 ‘위민(爲民)’, ‘애민(愛民)’ 정신을 바탕으로 동양 정치에 숱한 영향을 끼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선 눈길이 가는 것은 ‘저녁이 있는 삶’에 초점을 맞춘 북구의 ‘주말행사 최소화’ 계획이다. 공공부문에서 ‘워라밸(Work and Life Balance=일과 삶의 균형) 문화’ 구현에 앞장서겠다는 이동권 구청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게 북구 관계자의 설명이다. 주말로 예정된 행사는 평일로 바꾸고, 민·관 주관 행사도 평일로 돌리도록 권장하겠다는 것이다. 평일 개최가 어려우면 토요일 개최라도 우선 검토한다는 말에서는 일요일은 가족과 함께 보내게 하겠다는 구청장의 세심한 배려가 녹아있음을 느낀다.

이 같은 계획은 공무원들의 근무실태에 대한 통계적 검증이 뒷받침해 주었다. 올해 1월∼7월에 열린 행사는 270건, 주말행사는 56건(20.7%)이었다. 이 때문에 행사가 토·일요일에 집중된 문화체육·복지부서 공무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은 그림의 떡이나 다름없었다. ‘저녁이 있는 삶’은 공약 실천 의지가 강한 이동권 구청장이 6·13선거 당시 내세운 구호였다.

중구와 동구의 ‘의전 간소화’ 계획은 송철호 시장이 선점효과를 누리기도 한 시책이지만 더 세밀한 구체안까지 내놓은 것을 보면 뜨거운 박수를 받을 만도 하다. 박태완 중구청장이 취임 즉시 약속한 것은 ‘주민을 우선하고 주민이 우대받는 의전행사 간소화 계획의 수립·시행’이었다. 이에 따라 6일 중구청에서는 모든 부서의 의전담당자들을 한자리에 모아놓고 ‘의전 간소화 교육’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서는 “권위주의적, 주최자 중심이 아닌 주민과 참여자 중심 의전”이라는 취지가 어김없이 전달됐다. 특히 공연·관람 행사는 △초청장 △지정좌석 △내빈소개 및 인사 △축사가 없는 ‘4무(四無) 원칙’을 지키기로 한 점이 눈길을 끈다. 행사의 성격에 맞는 내빈을, 그것도 우편 대신 모바일로 초청한다는 계획 또한 눈여겨볼 만하다.

동구의 의전 간소화 계획도 중구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으면서도 차별성이 부각된다. 주요인사 소개는 한꺼번에, 기공식·착공식은 역점사업만 현장브리핑이나 기념발파 정도로 하고, 국회의원과 시·구의원은 예산 확보에 기여한 인사만 초청한다는 방침도 굳혔다. 동구 관계자는 정천석 구청장의 의지를 받들어 ‘구민주권시대에 걸맞은 구민 중심의 행사’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별 것 아닌 것처럼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사람이 먼저”라는 인본(人本)·민본(民本)주의적 시책은 ‘사회적 혁신’이란 도도한 흐름을 주도할 것이 분명하다. 이 세기적 흐름에 동참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울산시민들은 너나없이 행복감에 젖을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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