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극복 지혜 공유할 ‘협의기구’ 만들자
폭염극복 지혜 공유할 ‘협의기구’ 만들자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8.05 19: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지역의 폭염특보가 3주를 넘어 어느덧 한 달이 가까워 온다. 기상 전문가들은 공식 기상관측 이래 전례가 없었던 일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래저래 고달픈 쪽은 서민층 시민과 지역사회의 도움이 필요한 사회적 약자들이지만 찜통더위 극복에 관한 한 어느 누구도 예외에 속하지 않는다.

폭염을 극복하기 위한 지자체들의 노력이 폭염일수에 비례해서 돋보이는 것 같다. 건널목 곳곳에 그늘막을 설치하는 지자체가 있는가 하면 녹아내릴 듯한 아스팔트에 물을 뿌리는 지자체도 있다. 지난 2일 오전 박태완 중구청장이 직접 8.5톤 다목적차량에 올라타고 노면 살수와 도로먼지 제거 작업에 동참한 것은 가장 상징적인 일의 하나로 손꼽힌다.

그러나 울산시와 구·군이 합심해서 폭염 극복 공동작전에 나섰다는 소식은 아직 들은 바가 없다. 자치구·군별로 서로 다른 특이점도 있겠지만 공통분모도 적지 않을 터인데도 감감 무소식이어서 안타깝다. 폭염 극복의 지혜와 노하우를 서로 같이 공유해 보겠다는 공동체 의식의 결여가 원인이라는 지적도 없지 않다. 그런 연유도 있고 해서 본란에서는 시와 구·군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손을 맞잡는 협의기구의 조직을 제안한다.

협의기구의 조직을 제안하는 것은 당장 엎질러진 물을 같이 퍼 담자는 뜻만 지닌 것이 아니다. 도시 디자인 측면에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문제점들을 함께 고민하고 바람직한 대안을 함께 찾아 나서자는 더 큰 뜻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작금의 이상고온 현상은 도시의 ‘열섬(Heat Island)’ 현상’이나 ‘더스트돔(Dust Dome)’ 현상 등이 원인으로, 달구어진 도로에 물을 뿌리고 쿨링 포그(Cooling Fog)를 작동시킨다고 해서 근본적으로 해결될 문제는 아니다. 협의기구가 꾸려진다면 이 같은 원인분석을 바탕으로, ‘도시 디자인의 신개념’을 공유한 가운데 울산이란 도시 전체를 대상으로 한 발전적 대안을 능히 마련할 수 있다고 본다.

사실 폭염 극복을 겨냥한 신개념적 대안은 이미 나와 있는 것만 해도 가짓수가 적지 않다. 우세진 울산과학대 교수만 해도 △도심 바람길 형성 △도심 녹화 △건축·건설 자재(아스팔트·콘크리트·유리 등) 재검토 등 매우 유익한 의견들을 제시한다. 그러나,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말처럼 ‘구슬을 꿰어 보배로 만들려는’ 공동의 노력은 어디서도 볼 수 없어 유감이다. 폭염은 내년 여름에도 찾아올 것이다. 내년 여름도 협의기구를 통해 지혜롭게 대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