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 칼럼]다사다난했던 무자년을 보내며
[데스크 칼럼]다사다난했던 무자년을 보내며
  • 윤경태 기자
  • 승인 2008.12.18 21: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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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했던 무자년도 이제 10여 일 밖에 남지 않았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 보면 어김없이 예년과 다를바 없는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이 든다.

이명박 정부의 출범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가 한껏 높아지고 있던 올해 초에는 대한민국 국보 1호인 숭례문이 전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국민들은 아버지와도 같은 소중한 문화유산을 잃은 슬픔 속에서 한 해를 시작해야만 하는 한해의 시작이었다.

이어 발생한 미국산 쇠고기 수입 협상과 이를 반대하는 국민들의 촛불집회로 우리나라는 여름까지 밤만 되면 거리마다 촛불이 켜지는 혼란속의 정국이란 모습의 연속이었다.

중국 베이징올림픽에서 박태환 선수를 비롯한 야구팀 등 자랑스런 대한민국 선수들의 선전으로 경기 회복의 희망을 품었지만 미국 대형 투자은행들의 파산으로 시작된 미국발 금융위기로 또 다시 어려움에 부딪쳤다.

금융뿐만 아니라 제조업을 비롯한 산업 전반에 걸쳐 금융위기가 확산되며 전 세계는 물론 한국경제도 그 여파로 뼈를 깎는 힘든 나날을 보내고 있다.

IMF 사태와 세계대공황에 비견되는 현재의 금융위기로 수출의존형 경제구조인 우리경제는 그야말로 수출과 내수 모두 극심한 침체를 겪고 있다. 그동안 한국경제의 버팀목이 되었던 수출마저도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으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올 초의 기대와는 달리 기업들의 투자도 지난 2001년 이후로 가장 낮은 수준으로 하락했다.

건설업계도 그야말로 최악의 상황을 겪고 있다.

미국의 금융위기가 부동산시장 붕괴에서 비롯된 것처럼 우리나라도 주택 미분양 물량의 적체로 최악의 한국형 금융위기 상황에 처해있다.

미분양 주택 물량의 증가로 현금유동성이 부족한 건설사들이 부도가 나거나 부도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정부에서 다양한 유동성 지원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은행들 또한 외화차입을 늘리는 상황이라 시장에까지 자금이 수혈되지 못하고 있어 정책의 실효성은 미비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지방의 건설산업은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 발표로 더욱 냉각되고 있다.

현재 건설사들의 유동성 위기를 가져온 전체 주택 미분양 물량은 공식적으로는 16만호에 달한다고 발표하고 있으나 잠재적으로 25만 호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공식 발표 내용에 따르면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13만 5000호로 수도권에 비해 6배나 많다.

건설사들의 PF대출과 유동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키(key)가 지방 미분양의 해결에 있지만 정부는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정반대의 정책으로 시장에 역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정부에서 경기부양과 경제회복을 위한 방편으로 내년도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금년 보다 26% 늘린 24조 7천억 원으로 편성해 건설업계에 다소 숨통을 트이게 해 줄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함께 지난 15일 국가균형발전위원회에서 지방 이전기업에 대한 세제 지원을 골자로 한 지역경제 활성화 대책과 4대강 종합정비계획을 발표하는 등 지방경제 활성화와 건설산업을 통한 경기부양 대책들은 고무적인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지방 미분양 문제의 해결과 수도권 규제완화에 따른 지방경제의 불확실성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지만 정부에서 발표한 한국판 ‘신뉴딜’정책이 경기부양과 지방경제 활성화를 이뤄 다가올 기축년에는 부디 행복한 뉴스들만 이야기 할 수 있기를 기원해 본다.

/ 윤경태 편집국 정경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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