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골손님 확보는 주인 하기 나름
단골손님 확보는 주인 하기 나름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7.25 2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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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마다 좋아하는 음식이 있고 그 음식을 먹으러 자주 가는 단골집이 있다. 단골집은 맛이 좋아야하는 것은 기본이고 식당주인과 코드가 잘 맞아야 한다. 단골집에 자주 가는 손님이 단골손님이다. 복날이면 당연히 복어집이 복잡한 줄은 알지만 그날도 단골집을 찾아 줄을 서서 기다리다가 한참 만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주문을 채 하기도 전에 갑자기 식당 주방에서 연기가 솟아나와 음식을 먹던 손님들이 쏜살같이 밖으로 뛰쳐나갔고 우리 일행도 서둘러 빠져나왔다.

전날 먹지 못한 복국으로 원기를 회복할 요량으로 다음날 다시 그 집을 찾았는데 “음식 값을 계산하지 않고 간 사람이 많았다”며 주인이 투정을 부리는 게 아닌가. 우리는 주문도 못하고 나왔기에 별 문제가 없었지만 주인의 영업방식이 몹시 미숙해 보였다. 어제 일어난 주방 연기와 그로 인해 불편을 끼쳐드린 점을 사과하며, 이튿날 찾아온 손님들에게 점심만이라도 무료로 제공했다면 손님들은 그 집을 다시 찾는 단골손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가벼운 만남은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담소를 나눌 수 있는 곳이 지천이다 보니 쉽게 장소를 고를 수 있지만, 식사 약속을 주관하는 사람은 장소 선택에 고민이 많기 마련이다. 음식 맛은 말할 필요도 없이 음식점 주인의 됨됨이와 종업원의 서비스, 그리고 무엇보다 친절도가 식당 선택의 중요한 판단 기준이다. 적어도 단골식당이 되려면 고추, 마늘, 양파는 언제든지 손님의 요구가 있으면 리필해 주어야 한다. 물론 경제적인 원가 계산은 차치하고. 돼지고기 두루치기에 고기만 나오기에 “상추 몇 장이라도 줄 수 없나요?” 하니 “우리 가게에 상추는 없어요” 하는 식당을 한번쯤 겪어 보았을 것이다.

사업주에게는 단골고객이 있고, 단골고객과의 거래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고객관리의 핵심이자 안정적인 수익창출의 열쇠다. 베인&컴퍼니 대표가 제안한 단골고객의 중요성과 그 관리요령을 본 적이 있다. 총 고객의 15~20%가 되는 단골고객이 기업이익 총액의 70~80%를 차지하는 ‘황금알’이다. 그러므로 기업의 핵심은 단골고객을 집중 관리해서 기업의 이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이른바 단골고객 관리 경영기법이다. 기회비용을 포함해 신규고객을 확보하는 데 드는 총비용은 기존 고객에게 상품을 판매할 때 드는 비용보다 5배 이상 높고 일부 산업은 10배 이상 높다. 즉 단골고객 한 명을 관리하기 위해 한 명의 영업사원이 필요하다면 신규고객 한 명을 얻기 위해서는 5명의 영업사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필자는 금년 초부터 울산에서 기업의 수출입 통관업무를 대행하는 서비스업을 시작했다. 시장의 한계성 때문에 신규고객을 유치하기보다 기존고객을 관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기업의 법규 준수와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친절하고 신속한 통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필수다. 더 중요한 것은 통관업무 대행을 요청한 신규고객을 단골고객으로 관리하기 위한 묘책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지만 초년병이라 그런지 부족한 점이 많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해주기는 쉬운데, VIP 고객이 언제 단골집을 옮길지 몰라 항상 불안하다.

‘단골고객을 어떻게 관리하느냐’는 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단골고객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무엇을 실천해야 할까. 이 답을 얻기 위해 경영자들은 오늘도 수많은 고민을 한다. 객지에서 혼자 사는 울산총각의 아침식사에 ‘계란 후라이’를 덤으로 제공하는 할머니집. 정월 대보름날에 단골손님을 초대하여 평상시보다 큰 생선에 정성스레 준비한 비빔밥을 대접하는 한정식집. 마른 멸치 몇 마리를 오븐에 살짝 구워 고추장을 곁들여 내놓는 생맥주집. 이런 곳은 항시 손님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대부분 단골손님들이다. 여기에 답이 있다.

김영균 관세법인 대원 대표관세사 前 울산세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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