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이은 노-노 갈등 개탄스럽다
연 이은 노-노 갈등 개탄스럽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2.14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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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노조와 민주노총이 미포조선 소속 이(李)모 조합원 투신사건과 협력업체인 용인기업 해고자 복직문제를 두고 서로 문제해결의 주체임을 주장해 노-노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미포조선 노조는 “이모 조합원 투신사건과 하청업체 해고자 복직문제는 전적으로 미포조선 노사가 해결할 문제”라는 입장인 반면에 ‘소속 지부·지회가 구조조정 관련사항을 회사측과 논의키 위해서는 교섭돌입과 요구안을 사전에 노조에 보고해 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 민주노총의 주장이다. 간단히 말해 이들은 사(使)측과의 협상 테이블에서 누가 우선협상자 인가를 두고 ‘자리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이런 모습은 세계적 경기불황으로 인한 국내외적 위기 상황을 아직도 제대로 인식치 못하고 있는 우리 노동계의 후진성을 보여 주는듯 해 개탄스럽다. 지난 13일 울산 동구 방어동 예전부두에서 민주노총이 주도한 영남지역 노동자 대회에 조합원 700여명이 참석했다. 이번 집회와 관련해 현대미포조선 노조측은 민주노총, 금속연맹, 시민단체에 공문을 보내 ‘회사 앞 행사중단’을 사전에 요구 했었다.

미포조선 노조측이 그런 시위중단을 요구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금같이 어려운 시기에 노사, 노노가 상충하는 모습을 보여 소속 조합원들에게 불안감을 증대시키지 않으려는 의도에서였다.

그러나 양측의 의견조율이 실패로 끝나 결국 갈등만 표출되고 만 것이다. 지금은 노조 내부의 서열, 투쟁방식을 두고 갑론을박 할 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다. 당장 현대미포조선의 경우만 해도 낙관론과 한참 거리가 멀다.

미포조선은 중소형선종 시장을 겨냥하고 있기 때문에 수주물랑이 특히 실물경기 변동에 민감하다. 그 만큼 향후 불경기 여파를 강하게 맞을 수 있는 곳이다. 이런 회사 대문앞에 상급단체, 관련 소속 연맹들이 찾아와서 농성을 한다고 하면 국내외 선주사들이 한국 노동계의 수준을 어떻게 평가 하겠는가. 건조할 선박이 있어야 회사도 있고 노조도 있는 것이다. 수주 물량이 줄어 고심하고 있는 현 상태에서 마져 위상을 두고 상충하는 한국 노동계의 모습을 보면 우리의 앞날은 암담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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