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된 행정서비스를 기대하며
발전된 행정서비스를 기대하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20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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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보다 공공기관의 민원처리 서비스가 많이 개선되고 만족도가 향상되었다. 그럼에도 국민신문고나 청와대 국민청원을 통해 생활불편 사항부터 사회적 이슈까지 다양한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민원은 문제가 다양해지고 기대는 점점 높아지는 추세이다. 모든 민원인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문제이지만 우리 공직자들도 수준 높은 서비스를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최근 우리 구청에서는 지난해 민원인들에게 친절하다는 인상을 심어주기 위해 ‘미소인사 운동’을 벌인 데 이어 올해에는 ‘2019 관광도시’를 선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전직원 미소천사 운동’을 펼치고 있다. 공직자들의 대민친절도 향상에 기여하고 나아가 친절문화를 확산시키기 위한 운동이다. 필자는 운동의 취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공무원들의 친절한 태도가 ‘구민 감동 행정서비스’의 첫걸음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미소천사 운동이 어떤 것인지 간단히 소개해 본다. 먼저 업무를 개시하기 전에 짧은 시간 동안 방송 멘트에 따라 미소를 머금고 인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고 구호를 외친다. 미소천사 운동은 요일별로 다르게 진행되며, 부서별로 ‘친절 매니저’ 2명이 전면에 나서서 주도한다. 이때 ‘친절 매니저’들은 직원들의 참여를 이끌어내는 데 좋은 역할을 한다. 처음 이 운동이 시작되었을 때는 직원들이 서로 익숙지 않아서인지 어색한 모습이 곧잘 연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자발적인 참여가 늘어나 지금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미소천사 운동으로 직장 안에 활력이 넘치고 친절문화가 확산되면 민원만족도도 자연스레 높아질 것이다. 우리 속담에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는 말이 있다. 공직자가 항상 미소 머금은 얼굴로 민원인을 대하면 어려운 상황도 잘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아울러 미세한 변화가 예상하지 못한 엄청난 결과로 이어지는 ‘나비효과’처럼 지금의 미소천사 운동이 우리 구청의 행정서비스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그런데 얼마 전 공공기관 근무자들이 민원인으로부터 폭언이나 성희롱 등에 시달리는 문제가 계속 일어나 대책을 마련해 추진한다는 기사를 접한 적이 있다. 주요 내용은 폭언·폭행 등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고 감정노동자인 민원 담당 공무원을 보호하기 위한 것들이다. ‘공직자 민원 응대 지침’을 배포하고, 모든 민원부서에서 민원통화 내용을 의무적으로 녹음하며, 이것을 악성 민원인을 고소·고발할 때 증거자료로 사용한다는 것이다. 악성 민원 때문에 고통을 받고 있는 공직자의 입장과 발전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입장 사이에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가 없다.

민원인에 대한 친절하고 적극적인 대처가 요구되는 시점에 악성 민원은 행정력 낭비와 행정 공백을 가져오기 마련이다. 업무를 보는 공무원이 불이익이 따르지 않을까 하는 걱정에서 문제없이 넘기기에만 급급하다 보면 적극적으로 일할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이유 없는 폭언이나 폭행 등으로 인한 피해는 기본적으로 인권문제에 속한다. 민원공무원의 육체적·정신적 피해와 사회적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수의 악성 민원 때문에 생기는 문제들을 보면 행정서비스의 선진화는 요원하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스마트폰으로 많은 정보를 실시간으로 접하는 요즘, 여러 가지 사회문제에 대해 시민들이 문제를 빠르게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하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사회 분위기로 미루어 민원인들도 자기반성을 통해 좋은 방향으로 변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갖게 된다.

민원을 공공기관에서 먼저 적극적으로 처리하겠다는 자세와 대책은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하지만 성숙한 시민의식도 행정서비스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퍼즐의 한 조각인 을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서로 역지사지하는 자세가 그래서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최종적인 목표는 모두가 만족스러운 행정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는 공무원의 보호를 위한 확실한 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편리하고 친절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고민해서 발전적인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지속적인 노력은 민원인들의 기대를 충족시키고 시민의식도 빠르게 변화시킬 것이다.

아직도 부족한 점이 많지만, ‘미소천사 운동’과 같은 작은 노력들이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민원인과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직자가 서로 만족스러워 하는 모습을 상상하면서 성숙된 시민의식과 발전된 행정서비스를 동시에 기대해 본다.

이명주 울산중구청 세무2과 세외수입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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