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글에 대한 신문의 역할
우리글에 대한 신문의 역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2.09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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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은 글자를 이용하여 정보를 전달하는 가장 오래된 매스미디어이다.

우리나라의 신문으로는 1883년 최초의 한성순보가 한자로 발간되었으나 이제는 거의 모든 신문이 한글로 발간되고 있다.

숱한 수난의 역사를 겪은 오늘의 신문이 이처럼 쉽고, 편리하고, 간편하게 되기까지 우리글 한글이 기여한 공로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 신문들이 한글의 우수성을 재인식하고 갈고 닦는 데 앞장서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우리나라가 세계화, 정보화시대에 정보기술(IT) 강국이 된 것도 우수한 문자인 한글 때문이라는 사실은 공인된 바이다.

요즘 길거리에서나 버스, 지하철 등에서 청소년들이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손놀림을 보면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중국·일본인들보다 우리아이들의 손놀림이 그렇게 빠른것도 한글 덕택이다.

중국인이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리는 모습을 보면 우리 한글의 고마움을 느낀다.

중국인들은 3만개가 넘는 한자를 좁은 자판에 나열하기가 불가능하여 중국 발음을 먼저 영문으로 묘사하여 알파벳으로 입력한 다음 단어마다 입력키를 눌러야 화면에 한자로 바뀐다.

그러니 얼마나 번거롭고 더디겠는가!

일본인들도 알파벳을 이용하여 각 단어를 영어 발음표기에 맞게 입력해야 화면에 일어로 바뀐다.

또 일본인들의 영어 발음이 원음을 묘사하기 힘든것도 일부는 문자의 단점때문이라고 한다.

24개의 자음과 모음으로 자판기 내에서 모든 문자를 입력해 문장을 빠르고 쉽게 구사할 수 있으니 우리는 축복받은 민족이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 한글로 5초면 되는 것을 중국이나 일본은 35초가 걸려 이들 나라들보다 7배가 더 빠르니 정보화 시대에 큰 경쟁력이 아닐 수 없다.

세계적인 언어학자들 가운데 한글이 가장 배우기 쉽고 과학적이어서 세계 여러 문자 가운데 으뜸이라는 격찬을 받고 있다.

우리 한글이 컴퓨터나 휴대폰으로 어느 나라 문자보다 빠르게 조합할 수 있는 것은 가로쓰기의 개발때문이다.

이 한글의 가로쓰기 아버지는 울산이 낳은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이시다.

그래서 울산에 사는 우리는 더욱 긍지를 느낀다.

얼필 생각하기엔 대수롭잖게 여기는 사람도 있을지 모르지만 이런 가로쓰기는 창안해 내는 것 자체가 ‘획기적 발명’ 그 이상인 셈이다.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거의 모든 신문들이 내려쓰기를 이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수한 문자인 한글을 가졌으면서도 이 가로쓰기를 개발하지 못했더라면 세계적인 IT 강국이 되는데 지장이 되었을 지도 모를 일이다.

국내 모든 신문이 이제는 가로쓰기로 출판되지만 이것도 1979년 이후라니 그다지 오래된 일이 아니며 한글 전용은 더욱 최근의 일이다.

언론은 문화를 담아 전달하는 그릇인 우리말과 글을 지키고 갈고 닦아야할 책임이 있으며 우리글 한글에 대해 깊은 애정을 가져야 한다.

언론매체에 수없이 등장하는 외국어는 우리 정신을 나약하게 하고 문화를 솜먹는 단초가 될수도 있다.

한 부의 신문이 나오기까지 각고의 노력으로 편집과 교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겠지만 틀린 문장이나 글자를 쉽게 발견 할 수 있어 안타까움을 느낀다.

울산제일일보가 한글 사랑에 앞장서는 신문이 되길 기대해 본다.

/ 이부열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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