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주년에 즈음하여
창간 1주년에 즈음하여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2.0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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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오늘 2007년 12월10일, 울산제일일보 호(號)는 정확, 신뢰, 친절이란 깃발을 꽂고 연근해를 향해 첫 항해를 시작했다.

처음 이 소식선(船)이 다도해(多島海) 구석구석을 누비며 소식을 갈구하는 주민들에게 진실을 전하기 시작하자 혹자(或者)는 질시의, 또 다른 이 들은 의혹과 우려의 눈길을 보내기도 했다.

유난히도 더위가 길었던 지난 여름날, 제일호가 대한민국 최남단 마라도를 돌아 회항의 기적을 울렸을 때에야 비로소 숱한 의문들은 침묵으로 침잠되기 시작했다.

침묵은 곧 긍정이다. 365일 간의 고된 항해를 용기와 신념으로 뚫고 돌아 왔기에, 상대의 무한한 가능성, 능력을 인정했기에 110만 울산시민들은 제일일보를 향해 고개를 끄덕인 것이다.

지난 1년 동안 우리는 당당했다. 아류(亞流), 회유, 조소의 물결 앞에서 주저하거나 멈칫 거리지 않았다. 파고가 높으면 높을 수 록 선장이하 모든 선원들은 이에 맞서 몸으로 부딪치며 헤쳐 나갔다. 피로와 회의(懷疑)가 온 몸을 엄습할 땐 모든 선원들이 갑판위에 무릎을 꿇고 밤하늘 북극성을 향해 기도했다.

우리는 깨끗했다.

글의 힘은 ‘가짐’보다 ‘버림’에서 나오며 그 향기는 정결함에서 비롯된다. 힘과 향기를 곁 들인 글을 통해 지역사회의 최첨병이 되고자 몸가짐 하나, 말 한마디에도 사(私)를 버리고 공(公)을 취했다. 아니, 오히려 지나친 투명함 때문에 속을 훤히 들여다보이게 하는 우(愚)를 범할 지언 정 결코 불의와 야합하지 않았고 지금도 이를 결코 후회하지 않는다.

2008년 12월10일 오늘, 울산제일일보 희망호는 태평양을 향해 머나먼 여정을 떠나려고 한다.

그 동안 습득한 경험, 지식, 그리고 능력을 총 결집해 남태평양 사모아 섬을 거쳐 페루 남쪽을 경유하고 아프리카 최남단 케이프타운의 희망봉을 돌아서 희망, 용기, 가능을 가득 싣고 울산 신항만으로 회항하려고 한다.

이번 항해는 연근해 때보다 파도가 훨씬 거칠 것임도 잘 안다. 지난번 항해보다 두, 세 곱절 이상의 인내와 노력이 필요함도 인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두렵지 않다.

믿음으로 지켜 봐주는 110만명의 눈과, 그들의 성원이 있기에 진실 이외엔 그 어떤 것도 무섭지 않다.

올해 365일 동안 우리는 희망을 키울 것이다.

보이는 곳, 들리는 소리마다 ‘실패, 좌절, 불가능’이 넘쳐 나는 지역사회에 한 몸을 불살라 빛을 밝히는 횃불이 되려고 한다.

거친 파도가 갑판 위를 뒤덮어도 용기, 신념, 그리고 노력으로 헤쳐 나올 수 있음을 실천해 보이는 희망호가 되겠다.

우리는 비상(飛上) 할 것이다.

현실에 안주하지도, 타(他)를 모방치도 않겠다. 오로지 스스로의 힘에만 의존해 망망대해를 날아가는 바다 갈매기처럼 꿈과 희망을 품고 날아오를 것이다.

단, 거만스런 비약은 단호히 배격해야 마땅하다. 횃불을 자처하면서 밝은 곳, 대낮에만 행동하는 비굴함이 없어야 진정한 비상이 가능함을 우리는 잘안다. 그래서 울산지역민들과 애독자 앞에선 항상 겸손하고 올 곧은 자세만 취할 것이며 그들의 채찍질은 겸허히 수용할 것이다. 저기 간절곶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일출(日出)을 보라.

저 찬란한 태양을 수 천년 동안 우리 선조들이 지켜봐 왔고 지금은 우리가 그 앞에 서 있다.

고난의 역사 앞에 용감했던 조상들의 얼을 이어 받아 오늘의 우리가 있을진대 그 무엇이 우리의 희망, 용기, 신념을 꺾을 수 있겠는가.

울산 110만 지역민들의 기대와 믿음을 싣고 울산 제일일보 희망호는 저 끝없는 수평선 위로 다시 항해를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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