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는 ‘뻔한 영화’인가
6·13 지방선거는 ‘뻔한 영화’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6.12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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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다양한 반전이 있어야만 ‘대박’을 맞는다. 하지만 관객이 예측 가능한 ‘뻔’한 기승전결의 결말이라면 관객이 외면하고 투자자들은 ‘쪽박’을 찬다. 오늘 치러지는 6·1 3 지방선거판도 일부 유권자의 입장에선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전개되는 ‘뻔한 영화’라 투표 참여율이 떨어질 것 같아 유감(遺憾)이다.

오늘 치러지는 지방선거는 광역단체장, 교육감, 기초단체장, 지역구 광역의원, 비례대표 광역의원, 지역구 기초의원, 비례대표 기초의원을 선출하는 7개의 선거가 동시에 실시된다. 단 북구는 국회의원 보궐선거까지 8개 선거가 치러진다. 오늘 선거에는 전국 유권자 4천290만 명이 주권을 행사한다. 울산은 약 70만 명이다.

그러나 후보자들은 13일간의 피 말리는 선거운동을 마무리하고 오늘은 그들만의 성적표를 받는 날이다. 우리 헌법 1조에 국민주권이 명시돼 있지만 실제로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 되는 경우는 투표 당일뿐이다. 좀 더 폭 넓게 생각해도 투표일을 앞두고 시작되는 선거운동기간 정도이다. 선거가 끝나면 유권자와 당선자는 근접하고 얼굴을 마주보기 힘든 게 현실이며, 어쩔 수 없는 상하관계로 복원된다.

파란 잠바 1번은 ‘굳히기’를, 빨간 잠바 2번은 ‘뒤집기’를 갈망한다지만 지금까지 각 언론기관이 발표한 여론조사대로 선거결과가 나온다면 더불어민주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싹쓸이’할 가능성도 있다. 울산만 해도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지방의원 등에서 민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정권 당시 새누리당이 집권하면서 울산시장, 5개 구·군 기초단체장, 심지어 광역시의원까지 집권 여당이 독식했던 모습이 재현될지도 모를 일이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이후 정계개편 향방에 대한 관심이 높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지지율이 높은 상황에서 기존 예상대로 여당이 승리를 하게 될 경우 민주당을 중심으로 한 범여권의 변화도 상당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는 홍준표 대표가 이끄는 자유한국당의 6·1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 성적표가 야권 정계개편의 흐름과 폭을 결정하게 된다는 생각이다.

대구·경북 지역에 대한 수성(守城)과 함께 부산·울산·경남 또는 수도권이나 충청권에서 1~2명의 광역단체장을 배출한다면 홍 대표와 자유한국당은 야권 재편의 키를 쥐게 된다. 그러나 대구·경북에서만 승리하거나 또는 그마저도 지키지 못한다면 한국당에 대한 보수 진영의 이탈은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2곳에서 치러지는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도 중요하다. 보수 진영에선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한국당이 2~3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더욱 힘을 잃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 나온다.

견제가 실종된 폐해(弊害)는 무엇보다 지방정부의 중앙정부 예속화(隸屬化)다. 광역시의회 의장을 지역 국회의원들이 결정하고 시의원들은 그에 따랐던 게 그 한 예다. 대통령과 국회, 그리고 지방정부까지 장악한 거대 여당이 출현된다면 중앙집권화에 복종하는 지방 선출직들의 일사천리(一瀉千里) 같은 묘한 상황이 우려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현 정권을 탓할 순 없다. 정당이란 정권을 쟁취해 자신들의 신념과 이념에 따라 국가를 통치하는 것이 목표이다. 때문에 ‘싹쓸이’를 하면 할수록 그들은 더 좋아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중요한 쪽은 주권자이다. 4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지방선거에서 얼마나 현명하게 판단해 올바른 대표자에게 지역 살림을 맡기느냐는 전적으로 주권자의 판단이고 ‘몫’이다.

신영조 시사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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