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금치와 마늘, ‘세계 10대 슈퍼푸드’라니
시금치와 마늘, ‘세계 10대 슈퍼푸드’라니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31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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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이런저런 이유로 외식할 때가 많다. 주말에 모처럼 가족 외식이라도 할 참이면 아이들 의견에 맞춰 식당을 고르게 된다. 어른들은 큰 불평 없이 다 잘 먹지만 아이들 입은 짧기 때문이다. 이처럼 한참 성장해야 할 청소년기에 넘어야 할 가장 큰 장애물은 편식이다. 이것저것 가려먹는 편식은 각종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기 마련이다. 누구나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가 하면 싫어하는 음식이 있다. 하지만 한쪽으로 너무 치우친 편식이 문제다. 특히 피자, 햄버거와 같은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진 요즘 아이들은 덩치만 커졌을 뿐 실제 체력은 엉망이다.

집에 가면 호두, 잣, 땅콩, 서리태, 아몬드, 브라질너트, 사차인치, 피스타치오 등 각종 견과류가 식탁에 놓여있다. 원래 콩과 두부를 좋아했기에 예전부터 그 고소한 맛에 이끌려 즐겨 먹는다. 또 그다지 포만감을 주지 않기에 간식으로 부담 없이 먹는다. 이 견과류도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 하나다. 슈퍼푸드는 각종 영양소가 풍부한 대신 콜레스테롤이 적고 해독 작용은 물론 항산화 작용을 하거나 면역력을 증가시키고 노화를 억제하는 식품을 통칭한다. 이 용어는 1980년대 미국과 캐나다에서 식이요법을 연구하던 의사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처음 사용됐다.

세계적인 장수지역 하면 그리스와 일본 오키나와가 떠오르는데, 미국의 영양학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가 이 두 곳의 장수비결 음식을 조사하며 2004년에 써낸 ‘나는 슈퍼푸드를 먹는다’ 책을 통하여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이후 타임지가 이를 토대로 세계 10대 슈퍼푸드를 선정, 소개하면서 전 세계는 슈퍼푸드 열풍에 휩싸였다. 당시 타임지가 꼽은 10대 슈퍼푸드는 블루베리, 귀리, 토마토, 시금치, 레드와인, 견과류, 브로콜리, 연어, 마늘, 녹차였다. 대부분 쉽게 만나는 식품들이다. 이후 기존 식품 중에서도 새로운 효능이 알려지고 임상으로 증명되면 어김없이 슈퍼푸드라는 타이틀을 얻으며 세계인의 주목을 받았다. 현재 슈퍼푸드는 고령화가 상당히 진행되고 있는 선진국을 중심으로 현대인의 세련된 건강식으로 확실히 자리를 잡았다.

세계 10대 슈퍼푸드 중에서 우리나라 식탁 주변에서 가장 흔하게 만나는 음식은 마늘이다. 마늘은 신진대사를 촉진시키고 살균 작용과 보온의 효능이 있는 스코르디닌이 있어서 감기와 냉증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마늘을 꾸준히 조금씩 섭취하면 마늘의 주성분인 알리신이 위장을 자극해 위장병에 효과가 좋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체질을 개선하는 등 그 효능이 탁월하며, 기관지염이 있는 사람들에게도 도움이 되는 좋은 식품이다. 하지만 냄새가 난다는 이유로 아이들은 마늘, 파, 양파를 멀리한다. 몸에 유익한 온갖 우리 고유차를 멀리하고 커피에만 푹 빠져 있는 우리네 모습과 닮은꼴이다.

백수시대가 도래하면서 누구나 오래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원한다. 잘 하면서 또 좋아하는 일을 해야 마음이 행복하듯이, 오래 살면서 건강해야 그 가치가 있다. 그런 면에서 식탁에서 흔히 접하면서도 그 좋은 효능과 가치를 까맣게 잊고 사는 우리의 식습관이 안타깝기만 하다. 붉을수록 익힐수록 세포에 생기를 불어넣는 토마토, 타닌 성분이 풍부해서 항산화 효과가 뛰어난 녹차, 비타민C 덩어리로 반짝반짝 빛나는 얼굴을 만드는 브로콜리와 튼튼하고 뼈대 있는 초록 채소의 왕 시금치, 그리고 면역력이 쑥쑥 커지고 세균을 무찌르는 매운 향기의 마늘, 이것들이 모두 슈퍼푸드다.

작년에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모링가를 선물 받았다. 해외에서는 이미 오래 전부터 인기 있는 건강식품으로 활용되고 있는 모링가는 인도,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 등 히말라야 산맥 지역이 원산지인 나무다. 어디에서도 잘 자라는 특성이 있어 세계 곳곳에서 재배된다. 비타민, 아미노산, 미네랄 등이 균형 있게 함유되어 있고, 고함량의 영양소와 폴리페놀 등의 항산화 성분이 들어있다. (오래 전부터 인도 전통의학에서는 300가지 이상의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데 쓰이고 있단다.) 특히 모링가가 당뇨병과 고혈압에 최고라는 말에 솔깃해 필자도 매일 아침 열심히 복용하고 있다. 아직 그 효능을 느끼지 못했지만, 내 몸 어디에선가 좋은 반응이 일어나고 있으리라 믿는다.

이동구 본보 독자위원장·한국화학연구원 RUPI사업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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