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들이 고개 돌리는 ‘관공서예식장’
예비부부들이 고개 돌리는 ‘관공서예식장’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16 09: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울산지역 지자체들이 운영하는 이른바 ‘관공서 예식장’ 대부분이 예비부부들의 외면을 받고 있어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본보 취재진에 따르면 울산의 관공서 예식장은 모두 4곳(중구·남구·동구·북구)으로 중구가 운영하는 예식장만 다소 나을 뿐 나머지 3곳은 이용률이 한 자릿수에 그칠 정도로 한산하다는 소식이다. 그나마 중구 쪽 예식장도 2015년 이후로는 가물에 콩 나듯 한다니 예삿일이 아니다.

관공서 예식장이라면 사람들이 쉽게 많이 찾고 이용료도 저렴할 터인데 예비부부들이 고개를 돌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취재진은 가장 큰 이유로 ‘식사 문제’를 지목했다. 손님을 많이 맞이해야 하는 결혼식의 특성, 그리고 체면을 중시하는 우리네 혼주들의 사고방식 때문에 결혼식 식사는 뷔페식으로 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나 관공서 예식장은 전문예식장과는 달리 ‘출장뷔페’에 기대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 그뿐만이 아니다. 전문예식장에서는 한 건물 안에서 식사와 폐백 등 모든 예식일정을 무리 없이 소화해낼 수 있다. 하지만 관공서 예식장은 ‘식당 따로, 폐백실 따로’인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옮겨 다니기도 여간 불편하지 않다.

취재진은 ‘시설 문제’도 예비부부들이 기피하는 또 한 가지 이유라고 지목했다. 전문예식장에 비해 ‘너무 후지다’는 소리를 들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게다가 “돈 몇 푼 아끼려고 허름한 곳을 골랐나” 하는 식의 비아냥거리는 소리도 때론 감수해야만 한다. 이런 때는 결혼식장 예약 한 번 잘못했다가 두고두고 마음고생 할 일을 왜 굳이 사서 하겠느냐는, 결혼문화에 대한 우리네 인식이 더 큰 작용을 할 수도 있다.

문제점이 드러난 이상 지자체들은 우선 문제 해결 의지부터 갖고 실천에 옮길 필요가 있어 보인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기회에 결혼문화에 대한 잘못된 인식도 바로잡는 캠페인이라도 벌이는 일이 아닐까 한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