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원편지]새로운 길을 열어갈 ‘울산생물다양성센터’
[연구원편지]새로운 길을 열어갈 ‘울산생물다양성센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5.15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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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생물다양성의 날을 맞아 울산대학교에서는 울산생물다양성센터의 정식 출범을 기념하는 현판식과 심포지엄이 개최된다. 울산생물다양성센터의 탄생을 지켜보고 응원했던 한 사람으로서 무척 반가운 소식이다.

‘그런데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생물다양성센터에 대해 알고 있을까? 그보다 생물다양성이란 용어조차 생소한 사람은 없을까?’ 하는 걱정이 들었다. 왜냐하면 2015년 필자가 울산시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할 당시 ‘생물다양성(Biodiversity)이라는 용어를 아십니까?’라는 설문에 겨우 45.6%의 응답자만이 ‘알고 있다’고 대답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연구원 편지는 울산생물다양성센터의 출범을 축하하고 보다 많은 시민에게 그 의미를 알리는 차원에서 생물다양성은 무엇이고, 지역 생물다양성센터의 역할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이야기를 해 볼까 한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말하는 생물다양성은 종(species)의 다양성, 유전자(genetic)의 다양성, 생태계(ecosystem)의 다양성이다. 다소 용어가 어려울 수 있겠지만 핵심은 다양성(diversity)이다. 다양성은 자연뿐만 아니라 경제, 사회, 문화, 복지, 교육 등 모든 분야에서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역사적으로 다양성이 충만했던 시대는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넘쳐났고 사회를 비약적인 발전으로 이끌었다. 고대 그리스시대, 중국 춘추전국시대, 중세 대항해시대가 그랬다.

UN이 생물다양성을 추구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자연의 풍요로움이 다양성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물다양성을 ‘지구상에 살아 있는 모든 생명의 풍요로움’이라고 정의하고, 1992년 채택된 생물다양성협약(Convention on Biological Diversity, CBD)을 통해 전 세계 197개국의 실천행동을 촉구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1994년 CBD에 가입한 우리나라는 당사국의 의무로서 국가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하고, 매년 UN에 국가보고서를 제출하고 있다. 또 최근 CBD 당사국총회에서 지방정부의 역할과 이행이 중요한 이슈로 대두되면서 지자체의 참여가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 등에 비해 국내 지자체의 참여는 저조한 편이지만, 이미 전국 8개 지자체가 지역 생물다양성 전략을 수립했다.

울산의 경우 강원도와 경상북도에 이어 전국 3번째로 지역 전략을 마련했다. 그 이후 바이오블리츠, 생물다양성 심포지엄, 제8회 아시아조류박람회(Asian Bird Fare), 이클레이 정기회의 등 시민 인식 제고와 참여를 위한 다양한 행사를 추진하고 있다. 2015년 45.6%에 그쳤던 생물다양성 인지도가 과연 얼마나 상승했을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게다가 새로운 기대감도 있다. 국내 최초로 운영하는 울산생물다양성센터다. 생물다양성 전략은 행정의 노력만으로 이행하기 어렵다. 연구개발, 전문가 양성, 생물자원 DB 수집·관리, 지속적인 자연환경 조사, 관련 NGO의 참여까지 전문성과 지속성을 요하는 사업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 지자체들은 지역 생물다양성센터를 설립·운영하는 곳이 많다. 지역의 전략 이행을 위한 추진체로서 센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울산생물다양성센터는 지역 생물다양성 전략의 효과적 이행을 위한 시의적절한 조치라 생각된다. 물론 국내 최초로 지역 센터를 운영해야 하는 부담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방정부의 전문성을 높여 중앙정부와 소통하고, 타 지자체의 모범이 됨으로써 지방정부간 연계·협력을 주도해 가는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울산생물다양성센터, 이제 시작이다.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나 그 길에 큰 기대감이 있다. 아무쪼록 울산생물다양성센터가 ‘생물다양성 선도도시 울산’이라는 새로운 길을 열어가는 길잡이가 되길 바란다.

김희종 울산발전연구원 환경안전팀장,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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