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추경안 표류… 속 타는 울산
정부 추경안 표류… 속 타는 울산
  • 이상길 기자
  • 승인 2018.04.19 23:4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고용위기지역 혜택 기대 실직자들 불만 고조
동구청, 기재부 회의 참석해 조속 통과 촉구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중단 요구 필요성도 강조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이 국회에서 표류하며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자 고용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의 숨통도 막혀있다.

19일 울산시에 따르면 4월 임시국회는 지난 2일 문을 열었지만 방송법 개정안 처리, 김기식 전 금융감독위원장 사태 등에 이어 더불어민주당 당원 댓글 조작 사건 등이 쟁점화되면서 이날까지 무려 17일째 파행을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2일 예정됐던 본회의는 물론 대정부질문과 상임위원회 의사 일정 등 주요 의사 일정도 대부분 줄줄이 취소됐으며, 이낙연 국무총리가 준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관련 국회 시정연설도 무산됐다.

여기에 민주당 당원 댓글 조작 사건이 정쟁화하면서 국회 정상화는 갈수록 요원해지고 있고, 이에 정치권에서는 5월 말 종료되는 20대 국회 상반기가 이대로 빈손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무엇보다 울산으로서는 일자리 창출과 고용위기지역 지원에 숨통을 틔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던 정부의 추경예산안이 심사조차 못하고 있어 애를 태우고 있다.

이 때문에 울산에서도 동구를 중심으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동구는 19일 전북 군산시, 경남 거제시·통영시·고성군·창원시 진해구 등 함께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지자체들과 기획재정부에서 주최하고 서울지방조달청에서 열린 ‘범정부 추경 대응을 위한 고용·산업위기 지역 지자체와의 회의’에 참석, 추경안에 담긴 지역 지원 사업의 조속한 추진을 촉구했다.

특히 동구는 이 자리에서 지난해 말까지 최근 2년 사이에 식품위생업 분야와 공중위생업 분야의 업체 수가 각각 29.6%, 40% 감소하는 등 자영업자의 폐업이 늘어 지역경제가 파탄에 직면했다고 지적했다.

설상가상으로 동구 경제를 지탱하고 있는 현대중공업이 최근 다시 추가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하면서 어려움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고 호소했다.

울산 동구 외 전북 군산시와 경남 통영시의 경우도 구조조정 여파로 이같은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다.

이들 지자체들은 한 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위해 실업자와 자영업자를 신속히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직업훈련 생계비 대부(추경안 기준 205억원, 1인당 1천만원), 전직 실업자 능력개발지원(추경안 817억원, 1인당 최대 200만원), 소상공인 일반경영 안정자금 융자(추경안 1천억원, 1인당 7천만원) 등 추경안에 포함된 지원 사업이 조속히 시행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해 울산 동구는 이날 일자리 창출을 통한 고용위기 극복을 위해 △재정지원 공공근로 23억7천900만원 △중소기업·소상공인 경영안정자금 지원 3억5천만원 △실·퇴직자를 위한 맞춤형 창업지원 4억6천만원 △AM(AVEVA MARINE)을 통한 전문인력 양성 5억6천400만원 △문화관광 가이드 양성 2억7천300만원 등 5개 사업에 총 40억2천600만원을 정부 추경에 편성해줄 것도 건의했다. 현대중공업 구조조정 중단을 위해 정부가 나서줄 것도 요청했다.

회의에 참석한 엄주권 부구청장은 “동구는 오랜 조선업 불황에 현대중공업의 희망퇴직 실시로 지역사회 전반이 심각한 고용위기를 겪고 있다”며 “정부의 적극적인 예산 지원과 현대중공업의 구조조정 중단 요구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동구청 관계자는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된 추경안이 국회에서 표류되면서 혜택을 기대한 실직자들에 대한 구제도 늦어지고 있다”며 “현재 동구는 현대중공업 추가 구조조정으로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는 만큼 하루 속히 추경안이 확정돼야 향후 벌어질 상황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할 수 있다”며 조속한 국회통과를 촉구했다.

시 관계자도 “이번 추경안이 일자리 및 고용위기지역 지정 관련 예산으로 지자체 사업과는 크게 관련이 없지만 고용위기지역을 중심으로 한 국민 생활 일부에 영향을 미치면서 국회 표류가 실직자들에게 적잖은 어려움을 주고 있다”며 조속한 통과를 희망했다. 이상길 기자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