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교통안전 습관 기르기
어린이 교통안전 습관 기르기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4.09 2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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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근무가 있는 날은 초등학교의 등·하교 시간에 맞춰 학교 앞 건널목에서 짧게는 30분에서 길게는 1시간 정도 근무를 한다. 어린 친구들은 신호등 앞에 삼삼오오 모여 있다가 녹색신호가 들어오면 서로 경쟁이라도 하듯 정문까지 뜀박질을 하고, 학교지킴이 어르신은 아이들을 보고 “넘어지니까 뛰지 말라”고 다그친다. 자주 보고 듣는 학교 앞 풍경이다.

그중에는 학교에서 공놀이를 하려고 공을 손에 감싸 안고 오는 어린이도 있는데 혹시라도 그 아이가 공을 도로에 떨어뜨려 주우러 가지 않을까봐 조바심이 날 때도 있다. 교통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어 걱정이 되기 때문이다. 또 어린이는 어른보다 키가 작고 시야가 좁아 위험을 알리는 소리를 들어도 어디로 피해야 할지 쉽게 판단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관심이 있는 곳에 신경을 집중하고 충동적인 경향마저 있다. 그러다 보니 어른보다 교통사고를 당할 위험이 더 큰 편이다.

몇 년 전, 교통사고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한 적이 있다. 도착해보니 어린이가 집 앞 좁은 골목에서 찬 공이 도로변으로 굴러가자 급하게 차도로 뛰어들다 승용차에 부딪혀서 생긴 사고였다. 부모는 소식을 듣고 사색이 되어 나와 있었고 다리를 다쳐 119구급차에 태워진 어린이는 병원으로 실려가 응급치료를 받아야 했다.

교통사고는 한순간에 일어난다. 따라서 어린이에게 항상 교통안전 수칙을 지키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도로 주변에서는 공을 공주머니에 넣고 다녀야 하고, 인도와 건널목에서 자전거를 탈 때는 일단 내렸다가 자전거를 끌고 가야하며, 안전모와 무릎보호대도 반드시 착용해야 한다. 건널목을 건널 때는 신호등에서 한발 뒤로 물러서서 기다렸다가 초록색 신호등이 켜지면 좌우를 살피고 조금 뒤에 건너가는 것이 좋다. 그리고 건널목이 아닌 곳에서는 아예 길을 건너지 말아야 한다.

버스를 기다릴 때는 차도로 내려오지 말아야 하고 차도와 가까운 곳에서는 공놀이를 하지 말아야 한다. 항상 인도를 걷는 습관을 기르고, 비가 오면 천천히 걸어가야 하며, 투명창이 있는 우산을 쓰고 밝은 색상의 옷을 입는 것이 안전에 도움이 된다.

어린이가 교통안전수칙을 잘 지키게 하려면 어른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등하교 시간대에 근무를 하다보면 자녀를 승용차에 태워 학교 정문까지 데려다주는 부모도 많다. 맞벌이 때문에 바빠서일 수도 있고 어린이 안전을 위해서일 수도 있다.

어린이들은 대체로 주변 어른들의 행동을 따라 하는 경향이 있다. 처음에는 되도록이면 부모가 같이 등하굣길을 걸으면서 어린이의 잘못된 교통습관을 바로잡아 주고, 어린이가 스스로 안전하게 등하교를 할 수 있도록 안전수칙을 지키는 시범도 보여주는 것이 좋은 방법일 것이다.

지철환 동부경찰서 서부파출소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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