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농가에 구제역… ‘청정지역 사수’ 비상
돼지농가에 구제역… ‘청정지역 사수’ 비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27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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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사태 수습으로 한시름을 놓는가 싶었던 축산농가와 축산당국에 또 다시 비상이 걸렸다. 이번에는 김포시 대곶면 돼지농가에서 처음 발견된 ‘A형’ 구제역(口蹄疫) 바이러스의 공포가 전국의 가축사육 농가를 덮치고 있다.

긴급 방역에 나선 농림축산식품부는 문제의 돼지농가와 반경 3km 이내 돼지농가에서 기르는 모든 돼지들을 살(殺)처분하기 시작했다. 이와 함께 위기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심각’ 단계로 격상시키고 전국 축산농가에 ‘48시간 이동중지 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도농(都農)혼재지역인 울주군에서도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AI재난대책본부를 운영하고 있던 울주군은 이를 구제역 대책도 같이 관장하는 통합본부로 급히 전환하고 24시간 비상방역 체계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군은 또 관내 축산농가에 구제역 발생 상황을 알리고,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즉시 신고해줄 것을 문자메시지로 당부했다. 아울러 거점소독시설인 서울산 IC와 언양읍 평리 입구, 삼동면 하잠리 등지에서 긴급 방역도 재개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우리나라에서 검출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보니 ‘A형’ 백신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점이다. 그 책임은 안일한 판단 하에 구제역 바이러스 백신을 ‘O’형 위주로 확보한 정부당국의 책임이 가장 클 것이다. 축산당국은 소량이나마 이미 확보해둔 ‘A형’ 백신을 신속히 공급할 태세이지만 이마저도 김포에서 가까운 경기·충남지역에 우선 공급한다는 원칙을 세워놓아 울산 쪽은 엄두조차 못 내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축산당국 탓이나 하고 ‘A형’ 백신을 비처럼 내려주십사 하고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계제도 못 된다. 당장 해야 할 것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최선을 다해 방역의 금줄을 치는 일뿐이다. 그동안 AI재난대책본부를 큰 탈 없이 운영해 온 전력으로 미루어 울주군은 AI뿐만 아니라 이번의 구제역도 능히 차단할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고 봐야 한다. 울주군은, ‘A형’ 백신을 어떻게 확보할지는 알 수 없으나, 돼지는 물론 소와 염소에 대한 일제접종을 4월 7일까지 조기에 끝낸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관계당국의 대책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우제류(偶蹄類=발굽이 짝수인 포유류) 사육농가들이 ‘선제적 차단방역’에 스스로 동참하는 일이다. 아무리 돈이 급해도, 신고를 게을리 하거나 관계당국의 눈을 속여 가면서까지 가축을 이동시킨다면 그 결과는 말하지 않아도 뻔할 것이다. ‘구제역 청정지역 사수’는 관계당국의 과제이자 축산농가의 책임이기도 하다. 민·관이 하나 된 마음으로 울산에 구제역 청정지역’의 명예를 안겨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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