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립을 위협하는 ‘高임금, 低효율’
존립을 위협하는 ‘高임금, 低효율’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3.22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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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업계에 바람 잘 날이 없다. 한국GM발 노조 리스크가 국내 자동차산업의 명운을 뒤흔들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 발 무역전쟁까지 더해지면서 국내 자동차 업계는 샌드백 신세가 됐다.

전 세계 자동차 공급 과잉이 지속되고 있는데 반해 글로벌 수요는 감소폭이 확대되고 있어 자동차 산업의 위기는 이제 시작이라는 분위기다. 여기에다 구글, 애플 등 IT업체까지 자율주행차 시장에 뛰어들고, 자동차 소유에서 공유 경제로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대를 맞이하면서 기존 완성차 업체의 존립 기반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

특히 대립적 노사관계라는 고질적 문제가 있는 국내 자동차업계는 글로벌 선진업체보다 이 같은 위기 상황에 더욱 취약하다. 경쟁사 노사는 이러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같은 목표를 향해 합심해서 나아가는데 반해 국내 자동차 노사는 서로 다른 곳을 보며 평행선을 달리고 있으니 경쟁의 출발선부터가 다르고 시너지 효과도 기대하기 어려운 구조이다. 파업을 무기로 쩐의 전쟁을 벌이고, 생산성은 외면한 채 기득권 사수에만 매몰된 노조를 보고 있자면 국내 자동차산업의 현실은 너무나 암담하다.

한국GM 노조는 지난 4년간 판매 부진으로 회사의 누적 적자가 3조원에 달하는 현실을 직접 목도하고도 과도한 임금인상 투쟁을 벌여왔다. 한 술 더 떠 군산공장이 폐쇄되는 등 회사가 통째로 사라질 수도 있는 상황에서도 “올해 기본급을 동결하고 성과금을 안 받는 대신 1인당 3천만원어치 주식을 달라”는 황당한 요구를 해대는 게 현실이다. 이뿐만 아니라 만 65세까지 정년 연장, 향후 10년간 정리해고 금지 등도 요구하고 있어 진정 위기를 극복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정도이다. 한국GM을 살리려면 세금을 쏟아 부어야 하는데 염치를 모르는 고임금 노조의 행태에 국민 여론이 고울 리 없다. 고임금 저생산성으로 일관해 온 한국GM 노조가 회사의 경쟁력 약화에 큰 책임이 있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노조가 ‘대마불사’의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뼈를 깎는 회생 노력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매우 비참한 결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의 맏형 현대차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현대차는 신차 효과로 국내에선 판매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해외시장에서는 여전히 판매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현대차는 지난 수년간 판매 대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직원 수, 인건비 비중, 매출원가 비율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15%를 훌쩍 넘어 제조업체가 감당하기 힘든 수준까지 와있다. 원화강세와 경쟁 심화에 따른 인센티브 등 영업비용이 증가하면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그 결과 두 자리 수 영업이익률은 5년 새 4%대로 반 토막 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았다. 현대차는 2017년 글로벌 시장에서 전년 대비 6.4% 감소한 450만6천527대를 판매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1.9% 감소, 영업이익률도 0.8%p 하락한 4.7%를 나타냈다. 올해 1~2월 두 달간 판매실적도 전년 동기 대비 4.0% 하락했는데 이 같은 실적 하락세는 여전히 진행 중으로 어디가 바닥인지 단정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영위기 극복에 힘을 보태기 위해 과장급 이상 간부들이 임금을 동결한 상황에서도 노조는 한 푼이라도 더 받아내려고 파업을 벌였던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생산기지로 번영을 누렸던 호주가 지난 해 GM이 마지막으로 생산공장을 철수하면서 자동차 산업의 불모지로 전락한 것도 결국 과도한 인건비가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사실이다. 호주의 자동차 생산비용은 유럽의 2배, 아시아의 4배 수준이다. 노조의 인식 전환 없이 지금과 같은 고임금과 저생산성이 지속되는 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미래도 불투명하다.

이주복 편집이사 겸 경영기획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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