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기상당국이 주의를 당부해도 ‘소귀에 경 읽기’인 것 같아 걱정이다. ‘설마’ 하는 방심 때문일 것이다. 설날인 16일 전남 구례군 지리산에서 난 산불은 성묘객의 촛불을 잘못 다뤄 일어난 불이었다. 이처럼 최근의 산불은 자연발화가 아니라 사람들의 부주의에 의한 것이 대부분이다. 19일 점심나절 전남 순천시 해룡면 용전리 밭에서 일어나 1시간 만에 잡힌 불은 마을주민이 쓰레기를 태우려고 피운 불씨가 화근이었다. 소방헬기와 진화인력이 아니었다면 불이 마을 야산으로까지 번질 뻔했던 인재였다.
건조특보 속에 발생하는 화재는 그 규모가 걷잡을 수 없을 때가 많다. 지난 11일부터 8일간 축구장 면적 164개에 맞먹는 산림을 잿더미로 만든 강원도 삼척 노곡·도계 산불이 대표적이다. 도계 산불은 아직 미궁이지만 노곡 산불은 주택가에서 번진 불씨가 원인이었다. 이 로 인한 국고와 인력 낭비를 생각하면 아찔한 느낌마저 든다.
며칠 전 울산에서도 산불이 난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거듭 강조하건대, ‘설마’가 아까운 산림을 불태우고 사람까지 잡는 법이다. 잠깐의 방심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깨달았다면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말아야 한다. 당분간은 산자락 근처에서 쓰레기나 논두렁 태우는 일부터 삼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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