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입양인의 죽음
어느 입양인의 죽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31 2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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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뉴스를 통해 비극적인 소식을 접했다. 37년 전 노르웨이로 입양 됐다가 친부모를 찾으려고 고국으로 돌아온 노르웨이 입양인 얀 소르코크씨가 김해의 한 고시원 원룸에서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는 이야기였다. 고독사였다.

김해는 그가 기록상으로 1978년 미아로 발견된 곳이다. 그는 서울과 김해를 오가며 친부모를 찾았지만 김해에서 미아로 발견됐다는 기록 말고는 다른 실마리를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생전에 “죽으면 한국 땅에 묻히고 싶다”고 했지만 그 바람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그의 유해는 다시 노르웨이로 보내졌다.

해외입양인이 친부모를 찾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라고 한다. 입양 전후의 기록이 부실하게, 또는 잘못 작성된 경우가 많고 기록이 아예 없는 일도 많기 때문이다. 사후관리를 하지 않고 입양 보내는 데만 치중한 탓이다.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1953년부터 2016년까지 16만8천여명이 해외로 입양됐다. 지금도 300~500여명의 해외입양인들이 한국에 들어와 가족을 찾고 있지만 기록의 부재로 절망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해외입양은 전쟁 고아를 선진국 가정에 보내는 의도에서 처음 시작됐다고 한다. 하지만 경제대국이 된 오늘날에도 해외입양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아이 낳고 싶은 나라’를 만들기 위해 100조원을 넘게 쓰면서도 아이를 낳은 미혼부모에게는 인색하다. 버려진 아이는 또다시 자신들의 의사와는 상관 없이 차가운 타국으로 보내진다. ?

현재 해외입양인과 미혼모단체, 인권단체 등은 ‘해외입양과 입양인 이민 문제에 대한 입양인단체 연합’을 구성하고 정부에 해외입양 중단과 입양 사후 서비스의 통합 구축 등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 역시 과거 해외입양 확대에 역할이 컸던 만큼 현 상황에 대한 사후 관리와 지원 대책에 책임을 져야 한다. 남구 달동 김세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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