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우선이다
안정적인 전기 공급이 우선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25 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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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상 이변과 가전제품 사용의 증가, 산업발전을 위한 전기사용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최대 전력 수요를 과거보다 더 낮게 예측했다.

전문가들의 예측이 틀렸는지 아니면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정책에 기분 맞추기 위해 학자의 양심을 팔았는지 두고 볼 일이다.

최근 우리나라 겨울 기온이 연일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난방기구 사용 급증으로 정부의 최대전력 예측치를 넘기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2월29일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확정하면서 2017년 동계(2017년 12월~2018년 2월) 최대 전력수요 전망치를 8천520만㎾로 잡았다. 이는 2015년 수립한 7차 계획에서 올겨울 최대 전력 수요 전망치를 8천820만㎾로 잡았으나 전력 수요 증가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원전 3기에 해당하는 300만㎾를 낮게 잡은 것이다.

하지만 이번 겨울 들어서 벌써 이 전망치는 올해 네 번이나 빗나갔다. 지난 11일과 12일 최대 전력수요는 8천561만㎾, 8천550만㎾이었다. 23일에는 8천544만㎾, 24일에는 역대 최대인 8천628만㎾를 기록했다.

급기야 정부는 급전지시를 통해 전력수요를 인위적으로 낮추려고 이번 겨울 들어 여섯 번째 발령을 내렸다. 정부가 8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제시한 이번 겨울 급전지시 목표량은 하루 기준 1천616㎿이었다. 하지만 정부는 지난 12일 3천300㎿로 목표치를 두 배 이상 뛰어넘는 급전지시를 내렸다. 24일에도 목표치를 1천㎿ 이상 웃도는 2천700㎿의 급전지시를 발령했다.

최대 전력 수요는 하루 중 전력을 가장 많이 사용하는 한 시간 동안의 평균 전력량으로, 발전소가 얼마나 필요한지 판단하는 기준이 된다. 최대 전력 수요가 예측치를 초과했다고 해서 당장 정전이 되지는 않지만, 예상치 못한 발전소 사고 등이 일어나면 대규모 전력 부족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앞으로 전력수요가 크게 늘지 않아 탈(脫)원전을 해도 문제없다며 현 정부의 탈원전정책을 옹호해 왔다. 하지만 원전 24기 중 절반에 가까운 11기의 가동을 중단해 놓고 기업들에게 ‘전력 수요 감축 요청’(급전지시)을 잇따라 발령하는 것은 정부 주장이 앞뒤가 맞지 않는다. 최근 잇따른 급전지시를 두고 탈원전 기조에 맞춰 원전 재가동 기준을 까다롭게 적용했다가 한파로 전력수요가 늘자 기업들에 부랴부랴 전기 사용을 줄이라고 지시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장기 전력수급의 합리적인 전망을 반영해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기는 일상생활이나 산업현장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조건이다. 이러한 전기를 두고 전문가들이 양심을 팔아 8차 전력수급계획을 세웠다면 문제가 심각하다. 자리에 연연해 정부 정책을 무조건 옹호하고 문제 발생이 충분히 예측되는 상황에서도 엉터리 계획서를 수립했다면 당장 고쳐야 한다.

계획을 수립한다는 것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절차에 따라 예측 가능해야 한다. 그런데 8차 전력수급계획을 발표한지 한 달도 안 돼 지속적으로 오류가 나타난다면 수정을 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다.

원자력발전이 위험하다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다. 한 번의 사고로도 엄청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안전한 관리를 통해 저렴한 비용으로 안정적인 전력을 수급하는 긍정적인 면도 있다. 무조건적인 탈원전 정책이 능사는 아니다.

이번 겨울도 겨울이지만 다가오는 여름도 걱정이다. 지나치게 탈원전정책에만 골몰하지 말고 안정적으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대책을 세우는 게 우선이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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