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잘못입니까?’
‘내 잘못입니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24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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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범죄가 날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요즘은 여자, 남자 가릴 것 없이 대상인 경우가 많다.

특히 성범죄의 경우 피해자들이 사회적 편견과 수치심으로 “내 잘못인가?” 생각하며 자책하게 만든다.

얼마전 벨기에 수도 브뤼셀에서 의미심장한 ‘전시회’가 열렸다. 푸른색 원피스, 중·고생 교복, 흰 블라우스와 검은 바지, 트레이닝복, 잠옷, 경찰제복, 만화 캐릭터가 들어간 어린이 티셔츠까지 다양한 옷이 진열됐다. 얼핏 봐선 전시회보다 바자회에 어울릴 법한 헌 옷들이었다. 통일성도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모두 강간 피해자들이 성범죄를 당할 때 입었던 옷이었다.

성폭력 피해자들이 입었던 옷을 전시한 전시회 ‘내 잘못입니까?’(Is it my fault?)는 많은 성범죄 피해자들이 느끼는 ‘자기의심’을 뜻하는 말이다.

전시회는 ‘특정 상황’에선 성범죄가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깨뜨리기 위해 기획됐다. 예컨대 성범죄가 일어났을 때 ‘피해자가 옷을 야하게 입어서’ ‘행실이 바르지 못해서’ 등의 핑계로 그 원인을 피해자에게 전가하는 행태를 비판한 것이다.

성범죄 피해자 지원단체 CAW의 리자베스 케네스는 “전시회를 둘러보면 피해자들이 입었던 옷이 아주 평범하다는 걸 즉시 알게 된다”며 “심지어 ‘My Little Pony’(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의 이미지가 박힌 어린이 티셔츠도 있다. 이는 가혹한 현실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피해자도 조금쯤은 잘못을 한거 아냐?’ 하는 부당한 비난은 옳은 일이 아니다. 잘못이 있는 사람은 단 한사람 그 일을 행한 ‘범죄자’다. 중구 다운동 이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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