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 좋아 ‘공격 경영’ 하라지만
말이 좋아 ‘공격 경영’ 하라지만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08.11.24 2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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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할 말이 없습니다. IMF 당시에도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지금은 돈줄이 완전히 말랐습니다”

요즘 지역 기업체 취재를 다니다 보면 업체 사장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말이 걱정 섞인 한숨이다.

그것도 그럴 것이 지난 97년 IMF 당시 울산은 조선 등 지역 주력업종에서 폭발적 성장세를 거듭하며 IMF 불황을 피해갔었다.

그러나 이런 울산이 흔들리고 있다. 석유화학·자동차·조선 등 지역 주력산업뿐만 아니라 건설업·금융업 등 지역 산업계 전반이 이번 불황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식당 등 소상공인들조차도 나 못살겠다고 아우성이다.

석유화학업계는 감산, 공장가동 중단 등 생산량 줄이기에 나섰고 조선업계는 수주 소식이 깜깜 무소식이다. 자동차업계도 내수와 수출에서 실적이 떨어지고 있다.

오죽했으면 IMF때보다 지금이 더 위기라는 말이 나올까. 울산 경제의 젖줄인 대기업이 이런 상황인데 협력업체와 중소기업의 속사정은 어떨까.

협력업체 사장은 “지난 6월 석유화학은 한 3개월 정도 경기 위축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었는데 현재는 끝이 보이지 않는다”며 “지금보다 내년이 더 걱정”이라고 한탄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21일 희망의 메세지가 들려왔다. 울산상의가 주최한 ‘제49차 울산경제포럼’에서 삼성경제연구소 정기영 연구조정실장이 “불황은 2년 안에 끝난다. 2년 뒤의 호황에 대비하라”고 말했다. 그는 또 “불황기에는 긴축경영이라는 과거 공식에서 탈피해 과감한 공격경영을 하라”고 주문했다.

여기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업체들이 그가 주문한대로 공격 경영할 여유가 있을까.

지금 지역 업체들은 현재 위기 탈출에도 숨차다. 가뜩이나 금융기관에서는 신규 대출을 꺼리고 있는 상황에서 자금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신규 대출이 감소하는 이유를 묻자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IMF때는 외환위기라는 문제의 실체가 보였으나 지금은 어디가 문제인지 실체가 보이지 않아 대출 줄이기 등 위험요소를 줄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제조업이 무너지면 국가 경제가 무너진다고 한다. 정 실장이 주문한대로 지역 기업들의 공격 경영을 위해 금융기관, 정부 등에서 묘안을 내놓을 때다.

최재필 기자 편집국 정경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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