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이기는 온정 下
한파를 이기는 온정 下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08 2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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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보니 이젠 승객들로부터 가슴 뭉클한 메모쪽지에서 삐뚤삐뚤한 손글씨에 이르기까지 감사의 편지를 수없이 받고 있다고 합니다. 이를테면 “선생님의 인사 한마디가 너무 감사하네요. 우리 사회에 선생님 같은 사람만 있으면 얼마나 좋겠어요”와 같은 내용의 감사편지랍니다.

중학생 소녀들이 쿠키와 함께 붙인 메모쪽지에는 많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고 스스로 반성도 하게 만든다는 내용, 수요일 이 버스를 타면 많은 생각이 나게 하고 행복 바이러스를 잔뜩 나누게 해주신다는 내용도 들어있었어요. 그런데 이런 고마운 마음들이 정말 행복의 홀씨가 되어 버스회사에서도 승객을 배려하는 마음을 같이하여 산타 옷을 입고 함께 좋은 일에 동참하기도 하셨대요. 기사님은 매일 웃고 뿌듯하고 행복하니 인제는 승객을 태우는 게 행복이 되었고, 승객을 위해 일을 즐겁게 하기로 한 후로는 편두통까지 없어지셨다고도 해요. 이처럼 버스라는 작은 공간 안에서 승객들의 행복을 바라며 보낸 진심어린 인사와 따뜻하고 친절하고 온정어린 언어는 언어의 온도 효과가 얼마나 큰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답니다.

얼마 전 15살 난 아이가 지은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라는 시를 읽어보았습니다. 이 어린 소년은 마음의 온도에 대하여 ‘다른 사람이 부담스러워 할 만큼 너무 뜨겁지도 않고, 다른 사람이 상처받을 만큼 너무 차갑지도 않는 온도’라고 말했습니다.

여기 우리의 아이들의 온정 가득한 아름다운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강추위에 쓰러진 노인에게 자신의 패딩을 벗어주고 체온을 유지할 수 있게 도와 어르신을 업어서 댁으로 모셔다 드리고, 홀연히 사라진 중학생 3명의 선행을 칭찬하는 이야기입니다. 이 학생들의 인터뷰 내용 가운데 “어른들이 많이 지나다녔는데 그냥 쳐다만 보시고 지나가서 ‘왜 안 도와주시지’ 하는 그런 생각만 들었다”고 하는 말이 무척 가슴 아프게 와 닿았답니다. 이 말을 들으니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진하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쩌면 우리도 이런 어른들이 되어 가는 건 아닐까요?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혹은 세월이란 파도가 실어 나르는 대로 지금의 모습을 한 채…. 주변의 아픔은 돌아보지 못하고 “혹여나 원치 않는 일들에 휩싸여 복잡해지진 않을까?” 하는 생각에 나의 안전만 우선하다 보면 혹한 추위보다 더 차가운 대한민국이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따뜻한 사람들이 온도를 높여주고 있다는 희망이 살아있기에 마음이 참 훈훈해집니다.

연말연시를 맞아 사랑의 온도탑에 따뜻한 관심 기울여 주시기를 호소합니다. 희망이 마음의 온도를 높여준다고 합니다. 섭씨 36.5도는 회복과 충전의 온도, 37.5도는 희망이 있을 때 가지는 활력과 열정의 온도라고 합니다. 희망이 있을 때 사람은 의욕을 갖게 되고 자신감도 생긴다고 합니다.

아무리 혹독한 한파가 닥친다 해도 사람만이 가지는 따뜻한 온정의 마음을 한데 모아 사랑의 온도탑이 끓어 넘칠 수 있었으면 합니다. 그리고 모르는 사람이지만 아프고 쓸쓸한 이웃을 외면하지 않고, 직장에서나 학교에서나 주변의 동료가 힘들어 할 때 외면하지 않고, 마음을 다하여 따뜻한 말 한 마디로 위로해주기를 소망합니다. 이 추운 겨울날 그런 사람들이 있어 더욱 따뜻한 봄날의 희망을 기대할 수 있지 않을까요?

박국향 울산 중구청 세무2과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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