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파를 이기는 온정 上
한파를 이기는 온정 上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8.01.07 20:5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습적인 한파로 전국이 꽁꽁 얼어붙기도 하고 서울의 기온이 영하 16도, 체감온도가 영하 20도까지 내려가 모두가 장갑을 끼고 ‘롱 패딩’으로 온몸을 동여매는 그야말로 추운 겨울입니다. 아무리 혹한의 추위라 하더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마음의 온도를 높여주는 것은 사랑이고, 그런 사랑의 마음을 표현하는 수단 중에 음악처럼 아름다운 것이 바로 언어가 아닐까요? 저는 그런 사랑을 담고 있는 마음, 그리고 ‘언어의 온도’에 대하여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자 합니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대화를 할 때 ‘대화가 잘 통한다’는 것은 언어가 같은 온도를 유지함을 의미하고, 그럴 때 그 사람은 더욱 친근하게 느껴져 난로처럼 다가가고 싶을 것입니다. 사전에서 ‘온도(溫度)’란 말은 따뜻함과 ‘차가움의 정도, 또는 그것을 나타내는 수치’라고 풀이하고, 몸의 온도를 ‘체온’이라고 하는데, 사람의 체온은 섭씨 36∼37도입니다. 그러면, 우리 마음의 온도는 몸의 온도와 어떻게 다를까요?

용광로보다 더 뜨겁고 훈훈하게,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온기를 나눌 수 있는 유일한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사람이 가진 사랑과 언어와 마음의 온도라고 생각합니다. ‘언어의 온도’라는 책이 최근에 베스트셀러가 된 적이 있습니다. ‘언어에 무슨 온도가 있어?’라고 물음표를 던지는 독자들조차 읽지 않고는 못 배기게 만든 이 ‘언어의 온도’라는 책. 언어에 온도가 있다는 것은 우리가 공기처럼 미처 깨닫지 못했을 뿐 엄연한 진실이 아닐까요?

이제 막 또래친구들과 언어를 나누기 시작한 어린아이부터 세상을 오래 살아오신 어르신들까지 우리는 언어의 차가움에 상처를 받을 때가 적지 않을 것입니다. 또 어떤 무기나 치료제보다도 더 강력한 언어의 힘으로 일어서기도 하고, 혹은 삶을 놓아버리고 싶을 정도로 절망적인 경험을 느껴보신 분들도 계실 겁니다.

사람에게는 두 가지 성품이 있으니, 그것은 인성(人性)과 천성(天性)입니다. 천성이 하늘에서 내려준 것이라면 인성은 학습과 환경에 의하여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여기 자신의 노력으로 사람들에게 온정을 전파한 한 버스 기사님의 따뜻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일회용 종이컵만한 눈사람을 만들었다가 버릴 수가 없어서 고민하던 대구의 706번 버스 기사님은 잎사귀로 눈, 코, 입을 만들어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승객의 한 사람처럼 태우고 다니기 시작하셨대요. 생명이 없는 눈사람에게 생명을 불어넣어준 셈이죠. 마치 피노키오에게 생명을 심어준 제페토 아저씨처럼 사람에게 영혼을 불어넣는 힘을 주신 거예요. 그 발단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에서 시작되었죠.

매일 타는 승객들이 보잘것없는 호박인형 하나에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피카츄 인형에 안전벨트를 매어주기도 하고, 크리스마스 때엔 차 안을 온통 양말이며 모자로 치장해서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물씬 풍기게 만들어 주었어요. 거기에다 하루에도 수천 번씩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어서 오세요. 행복한 날 보내세요.”라는 말을 2006년도부터 하기 시작했대요. 처음에는 너무나 어색했지만 집에서 매일같이 거울을 보고 연습을 하고, 버스 안에서도 입꼬리 올리는 연습까지 석 달 정도 하신 뒤로는 몸에 밴 인사를 12년 동안이나 해 왔다고 해요.

박국향 울산 중구청 세무2과 주임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