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하면 파업, 현대 노조의 민낯
툭하면 파업, 현대 노조의 민낯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2.07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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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가 또 다시 노사협상과 파업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대차는 아직까지 올해 임단협 교섭을 마무리하지 못한 가운데 노조가 지난 8월 파업 이후 4개월 만에 파업카드를 꺼내 들면서 지역 노동계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금일 포함 12차례나 파업을 벌였으며, 순환파업과 주말특근 지침 등 이상한 투쟁전술로 회사를 압박하고 있다. 또한 다음 한 주도 모조리 파업을 예고하는 등 파업으로 임단협을 해결하려는 행동을 포기하지 않고 있어 노조의 툭하면 생산보이콧 행보야말로 국내공장의 경쟁력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고 있다.

현재 노사는 임금과 성과급, 해고자 복직, 정년연장, 정비직군 임금 등의 부분에서 팽팽한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 그러나 회사 경영실적은 도외시한 임금과 성과급 요구, 생떼성 임금 요구 등 전후 사정 가리지 않는 노조 요구가 사실상 교섭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제 노조의 파업은 새롭거나 특별하지도 않은 일상화된 생활이 되어 버렸다. 임금이나 단체협약 등 조합원 권익향상을 위한 파업에서 시작된 노조의 파업역사는 불법정치파업으로까지 확산됐고, 최근에는 차량 증산을 위한 맨아워협의에까지 파업기운이 파고드는 지경까지 왔다. 오랜 기간 동안 파업이 없는 도요타나, 파업요건이 엄격해 파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는 독일과는 판이하게 다른 흐름으로 가고 있어 우려가 된다. 이처럼 습관성 파업으로 인해 국내공장의 경쟁력이 본질적으로 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띠고 있다.

노조가 근로자 권익을 위해 합법적 절차에 따라 파업하더라도 때를 가려야 하는 법. 회사가 경영위기로 비상이 걸린 상황에서도 제 주머니 채우기에 급급해 파업강수를 들고 나오는 것은 주인의식 결핍으로 밖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다. 올해 현대차 임단협은 전임 노조집행부가 사실상 마무리 직전까지 간 것을 새 집행부가 정리하는 선에서 마침표를 찍으면 이상적이다. 그러나 임금과 성과급, 정비직 임금 등 돈 문제를 놓고 연말까지 교섭을 끌어가는 것도 모자라 연내타결 불투명 분석까지 오르내리는 실정에 개탄을 금치 못한다.

그간 업계 전문가, 언론, 산업계 등 여러 루트에서 노조와 국내공장 경쟁력에 대해 셀 수 없이 문제를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소귀에 경 읽듯 노조(원)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다. 매년 수십억을 들여 사회공헌활동을 펼쳐봤자 노조파업 소식 하나로 공든 탑이 모래성처럼 무너지고 있다. 노조의 파업은 자신들의 이익을 위해 고객을 볼모로 잡는 못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연이은 파업을 바라보면서 해외공장이나 글로벌업체에 비해 국내공장이 얼마나 취약한 경쟁력 구조를 가지고 있고, 문제가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최우선 고려사항은 회사의 생존과 성장이다. 1899년부터 이탈리아 토리노에 본사를 뒀던 피아트는 네덜란드로 본사를 이전한다. 피아트 본사 이전의 본질적 원인은 ‘기업경영의 이익 극대화와 미래 발전’이다. 현대차가 노사관계나 생산성, 인건비 등을 개선하지 못하고 이대로 가다가는 피아트 케이스를 뒤따르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국내공장을 뒤로하고 해외공장을 사실상의 생산본사로 이동하지 말라는 법이 있을까.

사실상 현대차 임단협 교섭이 막바지에 왔다. 노사가 해를 넘기지 말고 교섭을 마무리해 고난의 2017년을 넘어 2018년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에 손을 맞잡아야 한다. 특히 내년은 현대차가 1998년 IMF 구조조정 아픔을 겪은 지 20주년이 되는 해이다. 현재의 현대차 경영사정은 IMF에 버금가는 위기상황으로 또 다시 20년 전의 쓰라린 고통이 재현되지 않도록 노사가 각고의 노력을 다할 것을 주문한다.

이주복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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