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파손 등 시민들만 ‘골탕’
차량 파손 등 시민들만 ‘골탕’
  • 박태완 기자
  • 승인 2007.12.11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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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물금~호포간 9호선 과속방지턱 무려 14개
경남 양산 동면 호포리에 살며 원동면에 직장을 다니는 지모(36)씨는 출·퇴근 길 운전할 때마다 신경이 날카로워진다.

양산시 동면 호포-물금을 잇는 지방도 9호선 왕복2차선 4.6㎞ 구간에 높낮이가 다른 과속방지턱이 무려 14개나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속을 방지하기 위해 설치해 놓은 ‘방지턱’이 너무 높아 차 밑 부분이 상하기 일쑤고, 턱없이 높은 방지턱을 피해 가장자리로 곡예운전을 벌이고 나면 즐거워야 할 출·퇴근길이 금세‘짜증길’로 변한다.

최근 부산과 물금을 오가는 차량들로 꼬리를 물고 있는 ‘호포-물금 9호선’이 민원이 발생할 때 마다 주먹구구식으로 설치해 놓은 수많은 과속방지턱으로 인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11일 이곳을 지나는 운전자들은 짧은 구간 내에 안내표지판도 없이 마구잡이로 설치된 과속방지턱 때문에 차량이 파손되고 교통 흐름이 자주 끊어진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운전자들은 아침 안개가 자욱한 날이면 앞 차도 신경써야하고 방지턱도 봐야 하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모씨는 “출근 시간에 맞추려면 어쩔 수 없이 속력을 좀 내다 방지턱 못보고 날아간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동면 호포마을 앞 도로의 경우 표준규격 10cm 보다 훨씬 높은 14cm 가량의 방지턱이 2개나 버티고 있어 운전자들에겐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지난 9일 이 구간을 운행하는 공무원이라 신분을 밝힌 정모(52)씨도 이곳을 운행하면 ‘짜증부터 난다’며 종전에는 경치가 좋아 드라이브 코스로 자주 애용했는데 지금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주민들이 자주 오가는 마을 앞이라 안전을 위해 설치했다고는 하지만 운전자들은 속도를 줄여도 바닥이 긁혀 차가 고장 나기 일쑤라고 볼멘소리다.

인근 주민들 역시 방지턱으로 인해 대형사고는 줄었지만 농번기철이 되면 작은 사고도 곧잘 일어난다고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양산신도시 2, 3단계구간이나 원동으로 오가는 대형 버스·화물차들이 미처 과속 방치턱을 보지 못하고 경운기나 트랙터와 추돌사고 일보직전까지 가는 경우가 비일비재 발생하고 있는 것.

양산신도시 토지공사에 근무하는 조모(39) 씨는 “대형 화물차가 갑자기 서거나 뒤따라오면 겁이 난다”며 “과속턱 표지판이라도 좀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호포-물금 지방도 9호선은 시설 규정에 맞게 설치돼 별 문제가 없다”며 “인근마을 주민들의 요청은 없었지만 지난해 재포장하는 과정에서 추가로 5개요소에 과속방지턱을 설치했다”며 “이구간은 경부선철도와 낙동강 둑이 양쪽에 있어 과속하면 위험한다는 시의 단독적 판단하에 결정한 것이다”고 밝혔다.

과속방지턱은’조용한 경찰관’이라 불리며 사고 예방에 효과가 높은 과속방지턱이지만 규정대로 설치되고 관리되지 않으면 또 다른 사고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 양산=박태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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