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교육박람회, ‘그뤠잇’이 될 것인가 ‘스튜핏’이 될 것인가
울산교육박람회, ‘그뤠잇’이 될 것인가 ‘스튜핏’이 될 것인가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1.02 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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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꼭 필요하고 해야 될 일이지만 학부모인 내가 감당하기엔 무겁고 딱딱한 숙제이다. 지난 아직도 내가 아는 교육, 아이가 행복한 교육으로 가고 있는지 의문이고 고민이다. 10월 27일부터 30일까지 울산과학관에서는 울산교육박람회가 개최되었다. 이번 교육박람회는 시교육청 승격 20주년을 맞아 학부모의 의견도 반영되어 책축제, 수학축제와 함께 처음으로 큰 행사로 치러졌다.

과학관 입구부터 들어선 부스와 음악소리는 뭔가 일이 일어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해 주었다. 곳곳에서는 보고 즐기는 다양한 교육체험 활동들이 펼쳐지고 있었다. 특히 각 부스의 선생님과 아이들이 방문객을 맞고 친절히 설명하고 안내하는 모습이 참 보기 흐뭇했다.

이번 교육박람회는 유치원생까지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활동들이 있어서 참가학령층이 더욱 넓어져서 좋았고, 빅뱅홀에서 열린 미래인재 양성을 위한 교육정책토론회와 김용택 시인과의 만남의 시간도 의미가 있었다. 그리고 음료랑 약간의 먹거리가 제공되어서 좋았고 아이들의 꿈, 끼 자랑의 무대는 즐거우면서도 재미가 있었다. 엉거주춤 부끄러워하면서도 음악이 나오면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순수해 보였다.

또한 울산뿐 아니라 타 지역의 학교에서 참가한 것이 눈에 띄었다. 타 지역 학교의 참가는 울산교육박람회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울산교육 20년사 주제관에서 본 과거 학용품과 책과 사진들이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리며 미소를 짓게 만들었다. 이렇게 학교가 좋아지고 발전된 모습이 격세지감을 느끼게 했다. 하지만 조금 아쉬운 부분도 있었다.

첫째, 홍보의 부족이다. 각 학교로 공문이 발송되고 집집마다 안내장이 오지만 그것을 신경 써서 읽는 학부모는 과연 얼마나 될까? 좀 더 눈에 띄는 아이디어나 UCC를 활용한 시각적 방법으로 홍보를 더 오래 하였다면 더 많은 울산 학부모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았을까? 교육박람회는 학교와 학생만의 행사가 아니다. 학부모들도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는 행사인 것이다.

둘째, 줄서서 기다리는 체험의 장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인기 있는 관의 부스는 재료가 일찍 마감되어 줄서 있다가 돌아가는 경우가 많았다. 교육체험도 못하고 줄만 서다 돌아가면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인기 있는 체험 부스를 2~3개 더 만들어 체험하게 하면 한 곳에서 오래 기다리는 일이 없이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스탬프 찍기를 다하면 학생들에게 작은 선물이라도 주면 좋겠다. 집으로 돌아갈 때 작은 선물을 받게 된다면 보람되고 뭔가 꽉 찬 하루를 보낸 느낌이 들 것이다.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선 뭔가를 투자해야 한다.

넷째, 주차 문제이다. 기분 좋은 마음으로 박람회에 왔지만 입구부터 밀리며 주차가 힘들면 구경 전부터 얼굴은 찡그려지고 제대로 축제 기분을 낼 수 없다. 대안으로 셔틀버스를 운행했지만 과연 얼마나 이용하였을까? 셔틀 시간을 단축하고 셔틀을 이용하는 사람에게는 쿠폰을 발행하여 음료를 무료로 마시게 하거나 스탬프 한 장의 행운을 주는 것도 셔틀버스를 많이 이용할 수 있는 대안이 될 것이다.

다섯째, 앞으로는 무대에 좀 더 신경을 써주면 좋겠다. 끼 많은 아이들이 자신이 갈고닦은 기량을 선보일 때 좀 더 무대가 멋지게 꾸며지고 연예인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해준다면 아이들은 더 자신감을 가지고 즐거운 마음으로 공연을 할 것이다,

올해 승격 20주년을 맞아 치러진 박람회는 “그뤠잇(great)”이었다고 외쳐주고 싶다. 많은 기획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곳곳에서 노력을 많이 하고 신경도 많이 썼구나라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올해에 이어 내년에는 “슈퍼 그뤠잇”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여기서 멈추고 더 나은 대안 없이 간다면 교육박람회는 예산만 낭비되는 관심 밖의 “스튜핏(stupid)”이 될 것이다. 울산교육박람회가 “그뤠잇”이 될지 “스튜핏”이 될지는 이제 스무 살이 된 울산교육청의 몫이다.

‘나비효과’라는 말이 있다. 중국 베이징에 있는 나비의 날갯짓이 지구 반대편인 미국 뉴욕에 허리케인을 일으킬 수 있다는 말로, 원래 대기현상과 관련된 용어지만 이제는 사소한 사건하나가 나중에 커다란 효과를 가져 올 수 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울산교육박람회의 작은 날갯짓이 앞으로 울산 교육환경을 변화시키는 가장 큰 교육의 축제가 되길 바라마지 않는다.

김정화 어울림기자단 학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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