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앞두고
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앞두고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10.12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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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가을 우리는 자연의 놀라운 힘 앞에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를 다시금 확인했다. 갑자기 쏟아져 내린 비로 순식간에 도로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는 침수됐다. 앞서 인근 경주에서는 지금껏 경험하지 못했던 강력한 지진에 모두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규모 5.8의 지진과 가을태풍이 우리 지역을 휩쓸고 간 지 1년이 지났다. 피해를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왔던 일련의 과정을 떠올리며 다시금 각종 재해와 재난 대비의 중요성을 되새겨본다.

◇주민이 참여하는 안전한국훈련

이달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5일간 2017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을 실시한다. 지난해 지진과 태풍 피해를 겪은 터라 올해 훈련은 어느 해보다 내실 있게 진행하고자 많은 고민을 해왔다. 지진과 태풍 피해로 높아진 안전의식을 반영, 다양한 훈련 주제를 갖고 주민들이 직접 참여하는 훈련을 기획하려 했다.

우선 훈련 기획과 준비 과정부터 주민들을 참여시키는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 체험단을 모집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체험단은 훈련이 종료될 때까지 전 과정에 참가해 의견을 제시하고 모니터링도 한다. 또한 유관기관과의 유기적 협조체계 구축을 위해 훈련 참가 12개 기관과 여러 차례 기획회의를 열고, 민간전문가를 초빙해 훈련 컨설팅도 진행하고 있다.

올해 훈련의 핵심은 지진대응훈련이다. 지진 발생으로 도심과 강동을 잇는 무룡터널의 일부가 붕괴된 상황을 가정, 민관군이 합동으로 대응하는 실제훈련을 실시한다. 토론식 훈련을 통해 실제훈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검토하고, 이를 토대로 경찰과 소방, 군, 구청이 주축이 된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제훈련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훈련을 통해 지진이 발생했을 때 구청과 유관기관과의 협업체계와 매뉴얼을 점검하고, 전문가 및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미비점은 개선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훈련 기간 구청 광장에서는 지진체험관을 운영한다. 이미 지난해 실제 지진을 체감해 본 주민들이 대부분이지만 다시 한 번 지진발생시 행동요령을 숙지하기 위함이다.

지난해 지진으로 인해 주민들의 우려는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우리 북구는 지난 1년 동안 지진대피장소를 지정하고, 장소별 민관합동 대피 유도요원을 선정해 교육을 실시해 왔다. 이번 훈련에서는 실제상황 발생을 가정해 신속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지진훈련과 함께 방사능방재 장비 전시와 방사능 비상시 주민행동요령 교육도 진행한다. 지난 2015년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이 확대됨에 따라 우리 구는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장비를 구입하고, 주민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각 동으로 찾아가는 방사능 방재 교육을 통해 방사능에 대한 주민 인식을 높일 수 있도록 했다.

재난대비나 안전에 대한 일반 주민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재난대비 훈련의 경우 행정기관이 주축이 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훈련의 성패는 적극적인 주민 참여가 필수다. 올해 훈련에서 체험단을 모집해 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주민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방편이다. 이번 훈련에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

◇평소 재해 및 재난에 대비해야

지난해 태풍 ‘차바’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을 때 우리 지역 주민은 물론, 전국 각지 자원봉사자들의 노력으로 빠르게 피해복구를 할 수 있었다. 태풍 발생 1년이 지난 현재 단순 응급처방이 아닌 재해 발생의 원인을 근원적으로 해결해 더 이상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개선복구사업지 3곳을 제외하고는 모두 피해복구가 완료됐다.

단 몇 시간 동안 내린 비로 하천과 저수지 둑은 힘없이 무너져 내렸고, 농경지는 물에 잠겼다. 피해를 입는 것은 순식간이었지만 복구에는 1년이 넘는 시간이 걸리고 있다.

우리는 최근 몇 백 년 만에 한번 있을까 말까 한 자연재해를 잇따라 경험했다.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강력한 재해는 그간의 상식을 크게 변화시키고 있다. 과거 일부 지역과 특정 직업군에게만 영향을 주던 것에서 벗어나 전세계 어느 곳, 누구나가 재해에 맞닥뜨릴 수 있는 상황이 됐다. 환태평양 불의 고리에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지진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중국 ‘사마법’이라는 병서에는 ‘천하가 비록 편안해도 전쟁을 잊어버리면 반드시 위태롭다(天下雖安, 忘戰必危)’라는 말이 나온다. 재난이나 재해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훈련을 게을리 한다면 반드시 큰 위기가 찾아올 것이라는 것을 늘 명심해야 할 것이다.

박천동 울산 북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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