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2차 조사 ‘있는 그대로’
학교폭력 2차 조사 ‘있는 그대로’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9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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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2번째 실시되는 ‘학교폭력 실태조사’가 지난 18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진행된다.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의 위탁으로 해마다 2차례 한국교육개발원과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서 실시하는 조사의 하나지만 이번 2차 조사는 그 의미가 다른 때와는 사뭇 달리 다가온다. 지난 6월과 7월, 울산지역 청소년 2명이 학교폭력 피해를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기 때문이다.

울산시교육청이 밝힌 바에 따르면 조사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2학년 재학생 전체와 표집대상 9개 학교의 학부모이고, 조사방식은 온라인 조사로 진행된다. 또 조사문항 가운데 ‘학생 문항’은 학교폭력 피해·가해·목격 경험 등 학교폭력 실태 및 인식에 대한 21개 조사문항으로 이뤄져 있다. ‘학부모 문항’은 학교폭력의 심각성 및 원인, 예방교육 수요 등 학교폭력에 관한 전반적 인식에 대한 조사로 10개 문항 안팎이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고도로 훈련된 양대 기관에서 진행하는 만큼 빈틈이 없다고 믿어도 좋을 것 같다. ‘학생들의 솔직한 응답과 비밀 보장’을 장담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짐작이 가는 일이다. 그러나 과거의 전례에 비춰 염려되는 것이 있다. 조사대상인 학생이나 학부모가 뜻밖의 주문을 받고 사실을 왜곡할 가능성이 전혀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뜻밖의 주문’의 주체는 진실이 드러나는 것이 불편하거나 두려운 관계자들의 입에서 나올 수 있다. 그리고 그 주체는 교장을 비롯한 학교관계자, 지역 교육관청, 학교전담경찰관, 또는 불신을 사기 시작한 일부 학교의 ‘학교폭력대책위원회’가 될 수도 있다.

이번 조사에서 꼭 이끌어내야 할 것은 조사대상 학생·학부모의 입에서 나오는 ‘있는 그대로의 솔직한 응답’이다. 진실이 왜곡되지 않도록 하려면 이들에게 어떠한 영향력도 행사해선 안 된다. 이 점은 시교육청과 교육지원청, 학교폭력 유관기관·단체가 반드시 유념할 필요가 있다. ‘진정한 학교폭력 근절 대책’은 진실의 바탕 위에 서야 비로소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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