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호-태화 송전선로 지중화” 환영
“삼호-태화 송전선로 지중화” 환영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19 20: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기현 울산시장이 오랜 숙려 끝에 용단을 내렸다. 해묵은 민원사항인 ‘삼호동-태화동 송전선로 지중화(地中化) 사업’을 시가 주체적으로 추진키로 결심을 굳힌 것이다. 이 소식을 전한 울산시에 따르면 김 시장은 19일 오전 집무실에서 삼호동·태화동 주민 20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송전선로로 인한 불편사항을 귀담아들은 김 시장은 그 즉시 지중화 사업을 한전과 협의해 조속히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주민 불편 해소, 태화강 경관 개선’ 차원의 약속이었다.

남구 삼호동과 중구 태화동에서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고압 송전선로는 전국 어디서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혐오시설물’로 인식되기 마련이다. 그뿐만 아니라 경관까지 망치기가 예사여서 원성을 사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것이다. 그래서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땅속에 묻는 ‘지중화 사업’이었다. 그러나 삼호-태화 지구만 해도 섣불리 추진할 수는 없었다. 315억원이나 되는 비싼 공사비 때문이었다.

결국 한전이 구미 당기는 카드를 내밀었다. 사업주체인 지자체에 장기 분할상환 기회를 준 것이다. 여건이 호전되자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삼호-태화 지구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에 대한 여론전이 다시 뜨거워졌다. 선거구에 삼호동과 태화동이 각각 포함된 이채익(남구갑)-정갑윤(중구) 국회의원과 시·구의원들이 지중화 사업을 이구동성으로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이슈 선점’ 효과도 만만찮다 보니 전력투구하듯 매달렸다.

여하간, 현 시점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은 ‘삼호동-태화동 송전선로 지중화 사업’의 칼자루를 쥔 김기현 시장이 이 사업을 적극 수용키로 용단을 내린 점이다. 이에 따라 울산시는 올해 안에 한전과 ‘송전선로 지중화 협약’을 맺고, 한전은 내부심의→설계→공사시행을 거쳐 이 사업을 2022년까지 매듭지을 계획이라고 한다. 삼호동, 태화동 주민들뿐만 아니라 울산시민 전체가 쌍수로 환영할 만한 낭보임에 틀림없다.

차제에 울산시는 비슷한 민원이 일어날 소지가 다분한 울산지역 다른 고압 송전선로의 지중화 사업에도 관심의 끈을 놓지 말았으면 한다. 더 나아가 시가지를 거미줄처럼 어지럽게 얽어매어 보기에도 흉한 일반 전선의 지중화 사업도 중·장기 사업에 포함시키는 등 그 기틀을 차근차근 다져 나갔으면 한다. 전선 지중화 사업은, 선거판의 유·불리를 떠나, 그 도시의 이미지 자체를 획기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