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용, 희망을 부르다
처용, 희망을 부르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9.04 2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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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0월 14일과 15일, 태화강대공원 일대에서 제51회 처용문화제가 개최된다. 처용문화제는 울산공업축제가 명칭이 변경돼 해마다 시민축제로 개최되고 있다. 올해는 울산문화재단이 설립 이후 처음으로 개최하는 가장 큰 예술문화축제다. 그래서 기대가 크다.

시민들은 처용이 희망을 불러오는 마중물이 됐으면 한다. 취업절벽에 놓인 젊은이들로 대한민국은 지금 고통중이다. 국제적 상황은 제쳐두고라도 국내 정세가 한치 앞을 예단하기 어려운 실정이고 울산은 조선수주절벽에 이어서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을 놓고도 갑론을박 상황이 심각하다. 쉽게 해결될 가능성은 거의 희박하다.

현재 울산이 안고 있는 걱정거리는 산업수도로서 명성을 이어가야 하는데도 주변 여건이 어렵다는 점이다. 대한민국 수출산업의 효자였던 조선산업이 불황의 직격탄을 맞았고 이로 인해 직장을 떠나야 하는 실직자들이 발생했다. 그리고 자동차산업이 불황의 터널에 한발 가까이 다가서는 느낌이다. 도시발전에 있어서 인구증가는 약방의 감초다. 그런데도 올해 울산인구가 광역시 승격 이후 처음으로 2만여 명이 줄었다. 참으로 누구도 희망을 말하기 어려운 때다.

이는 취업절벽에, 인구절벽이 앞을 막은 형국이다. 젊은이들 사이에 보편적 유행어가 된 삼포세대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다. 연애, 결혼, 출산을 하지 않는 것에서 출발한 삼포세대는 취업도 크게 관심이 없다.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을 접어버린 젊은이들은 마땅히 갈 곳이 없다.

스마트폰으로 안 되는 것이 없는 세상이다. 방안에서 엘리베이터를 부르는 시스템을 갖춘 이 첨단화된 도시에서 경제적 부(富)를 누리는 사람들 일부를 제외한 나머지 청춘들은 이 시대에 태어난 것이 참 억울하다고 할만하다. 그들의 아버지 세대는 일할 곳이 너무 많아서 어디든지 골라 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르바이트 일자리도 구하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정부는 최저임금을 올려준다고 하지만 최저임금이 오르면 일자리는 그만큼 줄어드는데 이를 누가 해결할 것인가, 어른들은 젊은이들에게 뭐라고 해야 할까. 길거리에 젊은이들이 넘쳐나지만 생기가 없다.

이들에게 생기를 불어넣는 방법은 없을까? 있다. 처용이다. 우선 울산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하다. 처용은 울산에서 역사성과 문화가치와 정통성을 확보한 가장 의미 있는 문화콘텐츠다.

제51회 처용문화제 주제가 “처용, 희망을 부르다”이다. 이는 취업절벽에 선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긍정의 부적(符籍)이다. 이 부적은 특이하게도 처용문화제에 참가하기만 해도 삼포세대 모두의 액운을 모두 물리칠 수 있다.

우리는 올해 처용문화제에서 순례객들이 희망의 주문을 외듯 희망을 노래 불러야 한다. 주변 환경이 열악해도 희망을 가지면 어떤 어려움도 극복할 수 있다.

이번 축제는 엄청 많은 볼거리가 준비돼 있다. 그래서 젊은이들에게 감히 처용문화제를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특징은 젊은 예술인들이 참여하는 프로그램이 많다. 내가 공연하지 않더라도 참여하다보면 그 예술인들의 좋은 기운을 전달받을 수 있다. 그렇게 하다보면 여태 처져있던 어깨가 올라간다. 이날 처용문화제에 와서 덩실덩실 춤이라도 한바탕 추어보자.

살만한 세상은 우리가 만들면 된다. 처용문화제가 열리는 날 모두들 일찌감치 태화강 대공원으로 나가보자. 처용문화제가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축제이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늘 어려움은 인간의 삶과 함께했다는 사실이다. 하지만 슬기로 어려움을 헤쳐 왔다. 제51회 처용문화제가 묵은 기운을 떨쳐버리고 울산시민 모두에게 희망을 찾아주는 축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올해는 울산관광의 해다. 산업수도 울산광역시는 이미 목표로 했던 400만 관광객 유치가 일찌감치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시민들은 여기서 만족하지 말자. 제51회 처용문화제가 울산 하면 처용, 처용 하면 울산이 생각나는 대표문화상품으로 재탄생되기를 학수고대한다. 그리고 시민 여러분! 처용은 처용일 뿐이다. 처용을 붙잡고 시비 걸지 말자.

정은영 울산예총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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