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지방통계청이 3일 발표한 ‘2017년 8월 울산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8월) 울산 소비자물가지수는 103.16으로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2% 남짓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세목별로 따져보면 걱정을 안 할 수가 없다. 소비자물가의 오름세를 주도한 것은 농축수산물 가격으로 무려 10%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농축수산물이라면 바로 추석 상차림에 필수적으로 올라가는 제수용품들이 아닌가? 나라경제, 지역경제가 가뜩이나 어려운 마당에 추석 장바구니 물가까지 걷잡을 수 없이 오르기만 한다면 시민들 특히 서민층들은 어떻게 마음 편하게 추석을 보낼 수 있겠는가?
취재진에 따르면 농축수산물 가격이 많이 오른 이유가 있었다. 채솟값이 고공행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은 무더운 날씨 탓이란 사실쯤은 이제 상식에 속한다. 그러다 보니 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1.8%나 올랐고, 상추(51.5%), 토마토(46.3%), 오징어(37.8%)도 예사롭지 않은 오름세를 보였다. 한 달 전과 비교해도 시금치(56.2%), 무(50.0%), 상추(44.3%), 토마토(39.8%), 배추(39.2%) 등의 오름폭이 심상찮다. 전월 대비 상승폭이 주춤해진 것이 있다면 살충제 파문으로 수요가 떨어진 달걀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
오래 전 같으면 추석 성수품을 비롯한 시중 상품의 물가는 지방정부도 어느 정도 통제할 수는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야말로 ‘시장경제에 맡겨진’ 터여서 수요와 공급에 따라 가격도 널을 뛸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비장의 무기가 없는 것도 아닐 것이다. 농협직거래 장터를 요소요소에 개설하는 것도 그 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 이 시점에 필요한 것은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보다 ‘히든카드’를 먼저 꺼내들어 시민들의 물가불안 심리를 잠재워 주는 일일 것이다. 그 일을 울산시가 서둘러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