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집배원 증원 요구, 이유 있다
우체국집배원 증원 요구, 이유 있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7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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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우정노동조합 울산우체국지부 소속 조합원들이 집단행동에 나섰다. 지난 16일 울산우체국 앞에서 ‘집배원 과로사 근절’과 ‘부족인력 증원’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진 것이다. 울산에서 150명에 가까운 우정노조원들이 집단으로 실력행사에 나선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상황이 절박하기 때문일 것이다.

이날 우정노조원들이 낸 목소리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숨어 있었다. 이들은 △집배원 과로사 근절 대책 마련 △집배원 부족인력 3천600명 증원 △무료노동·임금착취의 중단 △별정우체국법 개정 및 경력직의 공무원화 △육아휴직 우정직의 대체인력 충원 △비정규직·상시계약집배원·택배원 전원의 공무원화 △비정규직 급식비 지급 등을 요구했다.

우정노조원의 분노에도 이유가 있었다. 정부 추경예산안의 중앙공무원 증원계획에 포함돼 있었던 집배원 증원계획을 여야가 합의로 빼버렸기 때문이다. 지난달 22일 서울 도심의 피켓 시위에서 김동철 전국우정노조 정책기획실장은 집배원 증원계획 누락에 대해 “배신감마저 느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안타까운 것은 꼬리를 무는 집배원들의 과로사, 돌연사 소식이다. 울산우정노조원들은 16일자 시위에서 올해 12명 등 지난 5년간 전국에서 집배원 70여 명이 숨졌으며, 이 가운데 15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애석해 했다.

집배원을 비롯한 우체국 직원들은 119소방대원들처럼 우리 사회의 버팀목 역할을 해온 고마운 사람들이다. 그러나 실상은 과로사, 돌연사 소식에서도 짐작이 가듯 고달프기 짝이 없어 보인다. 이제부터는 이분들의 눈물을 국가와 정치권에서 닦아주어야 한다. 자유한국당 정갑윤 의원이 지난 7일 지역사무실에서 우정노조 울산지부장을 면담하고, 바른정당 정운천 의원이 지난 15일 우정노조 전북본부 관계자들을 만나 긍정적으로 약속한 것은 그나마 다행한 일이다. 그러나 말로 그쳐서 될 일이 아니다. 울산 출신으로 부의장까지 지낸 정갑윤 의원이 이 일에 앞장서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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