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쾌지수를 날려버릴 특효약
불쾌지수를 날려버릴 특효약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5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며칠 전만 하더라도 연일 30도를 육박하는 기온과 높은 불쾌지수 탓에 정말 냉방기가 없이는 일상생활이 힘든 상황이었다. 낮에는 외부활동 하기가 힘들고 밤에는 열대야로 편안하게 잠들기가 어려우니 정말 짜증스러운 생활의 연속이었다.

이렇게 불쾌지수가 높고 짜증이 많이 나는 계절에 우리의 기분을 밝게 해줄 수 있는 ‘행복나눔 운동’을 제안하고자 한다. 이 행복나눔 운동은 내가 군복을 입고 근무하던 당시 이를 기획하고 병영에서 캠페인을 전개한 끝에 실제로 성과를 거둔 적이 있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1인당 국민소득(2016년, 세계은행 발표 기준)이 2만7천 달러가 넘고 국민들의 복지수준도 향상되는 등 과거보다 비교적 잘 살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민들 중에는 자신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고, 게다가 우리나라의 자살률은, 5년 전보다는 줄었지만, 여전히 세계 4위로 높은 수준이다. 세계보건기구가 발간한 2017년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8.4명으로 조사대상 183개국 중 4위를 기록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우리나라 국민들이 자칫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생각으로 빠져든다면, 우리 사회가 절망과 갈등으로 병들 수 있겠다는 우려가 생긴다.

언젠가 세계 54개국을 대상으로 행복지수를 조사한 결과, 일반적인 예상을 깨고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방글라데시가 1위로 뽑혔다는 보도를 본 적이 있다. 학자들이 그 이유를 분석했더니 매우 흥미로운 사실을 확인되었다.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작은 것에도 감사하고 가족과 이웃 간의 정이 돈독하기 때문에 세상을 가장 행복하게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내가 울산 군부대에서 참모로 근무할 때 추진한 운동은 ‘행복나눔 125운동’이었다. 이 운동은 ‘1주일에 한번 착한 일하기(先行)’, ‘한 달에 2권 좋은 책 읽기(讀書)’, ‘하루에 5번 감사 표현하기(感謝)’를 통해, 조직 특성상 조금은 경직되고 규율이 엄격한 부대에서 근무하지만, 장병들 서로에게 이해심과 배려심을 키워 줄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갈등과 스트레스를 자연스레 해소함으로써 군 복무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갖게 했고, 업무에 대한 능률도 크게 향상시킬 수 있었으며, 장병들의 가정도 화목해지고, 대인관계도 보다 원만해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었다.

감사함을 표현함에 있어서,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내가 뭐 감사할 게 있을까?’ 하지만, 절대 아니다. 우리가 조금만 생각과 시선을 긍정적으로 바꾼다면, 곳곳이 감사한 것으로 가득하다.

긍정 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먼은 감사의 뜻을 표현하는 방법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 먼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당신이 긍정적으로 변화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받았지만 미처 고맙다는 인사를 못한 사람을 선택한다. 여기서 한 가지, 새로 사귄 연인이나 장차 연인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감사의 대상과 혼동해서는 안 된다. 그런 다음 감사의 글을 시간적 여유를 갖고 신중하게 쓴다. 글이 완성되면 고마움을 전달할 사람을 초대하거나 대면해서 마주 앉아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면서 감정을 살려 읽어 본다.

중국 명나라 때 묘협이라는 승려의 설파 내용을 담은 ‘보왕삼매론’에 보면, 묘협은 세상살이에 어려운 일이 없기를 바라지 말라고 했다. 세상을 살다 보면 고난과 역경은 누구에게나 찾아오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것을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대하고 극복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는 완전히 달라진다. 여름철 기온이 너무 높아서 불쾌지수는 올라가지만, 이 같은 여름 햇살이 우리가 맛나게 먹을 수 있는 곡식과 과일들을 더욱 무르익게 만들지 않는가.

어렸을 적에 읽었던 동화 중에, 우산장수와 부채장수를 둔 어머니의 이야기가 생각난다. 이 어머니는 우산장수인 큰아들과, 부채장수인 작은아들을 두었는데, 여름이 되면 작은아들이 파는 부채는 잘 팔렸지만, 우산을 파는 큰아들은 하나도 팔지 못하고 허탕을 쳤고, 그것을 본 어머니는 매일 울상을 지었다고 한다. 이런 어머니에게 이웃사람이 생각을 바꾸어보라고 조언했다. 날씨가 맑은 날에는 부채장사가 잘 되니 작은아들을 생각하며 기뻐하고, 비가 오면 우산장사가 잘 되니 큰아들을 생각하며 기뻐하라고….

그렇다. 행복은 생각의 차이에서 시작된다. 그 중 감사의 표현은 실천이 가장 중요하다. 나와 가장 가까운 가족, 친구, 직장동료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휴대전화나, 미니 스티커 쪽지에 그들로 인해 내가 오늘 하루도 행복하고 감사할 수 있다는 소중한 마음을 전달하는 것처럼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하면 된다. 행복은 나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아주 가까이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김기환 울산남구재향군인회 사무국장, 예비역 소령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