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개떡]이 시대 청년들이 안고 있는 고민
[무지개떡]이 시대 청년들이 안고 있는 고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15 17:0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진국 문턱까지 숨 가쁘게 달려온 대한민국이지만, 아직까지도 청년실업 문제는 우리 사회의 뜨거운 감자다. 이웃 나라 일본은 최근 일할 사람이 부족하다고 하는데 꿈같은 얘기일 뿐이다. 나 또한 취업을 간절히 바라고 있는 한 청년으로서 현실의 무게감을 이겨내려고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들의 최대 관심사인 취업난 속을 걷고 있자니 대학 입학 후 지금까지 보고 느낀 청년들의 모습을 뒤돌아보게 되었다.

대학교 3학년 때 한 회계사의 강연을 들은 적이 있다. 강연 중 그는 자기의 인생사와 현대사회의 취업난에 대해 얘기했다. 자기가 청년이었을 때만 해도 졸업하고 공인시험을 통과하면 운전면허증만 있어도 취업할 수 있었고 자신 또한 그랬다고 했다. 그러나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대학생들은 외국어 능력, 기사자격증, 대외활동 경험, 해외연수 등과 같이 수많은 스펙을 갖추라고 요구하고 있어 “대학생활의 즐거움도 모르는 채 몸부림치며 살아가야 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 회계사의 말처럼 현실을 냉정하게 파악하고 또 준비하는 청년들은 다른 누구보다 우수한 스펙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시대를 살아가면서도 자신이 언제부터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도 모르고 그에 앞서 다가온 문제를 해결하기에만 몰두하는 청년들이 많다. 뒤늦게 닥쳐온 현실을 마주하기 급급해서 자신의 감정은 미처 느끼지도 못한 채, 남들이 하고 있는 일을 자신도 무작정 반복하게 된다. 이들에게 “왜 물어보지 않았니?”, “왜 알아보지 않았니?”하며 평소의 노력이 부족하다고 탓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세상은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고 있으며, 좋은 학점을 받아 졸업한 후 화학과 관련된 기업을 지원하기만 하면 되는 줄 알았던 청년들에게 세상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

지금도 많은 취업준비생들이 학교에서 혹은 기업이나 연구소에서 인턴, 실습생 및 연구생으로 일하면서 경험을 쌓으며 자기계발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단지 잠시 지나가는 사람이라 여겨질 수도 있으며, 취업난에 허덕이는 청년으로만 비칠 수도 있다. 어떤 청년은 취업을 준비하는 동안 만난 동료나 선배 혹은 교수님이나 상사에게서 힘이 되는 말이나 조언을 듣고 인생을 알차게 준비해 나가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어떤 이들은 무관심 속에서 혼자서 끙끙 앓으며 갈등과 고민 속에서 몸부림치고 있다. 이처럼 주위를 돌아보면 알게 모르게 상당히 많은 청년들이 아파하고 있다.

‘선생(先生)’이라는 단어는 꼭 학생을 가르치는 사람이라는 뜻으로만 사용되는 게 아니라 먼저 선(先), 날 생(生)으로 먼저 태어난 사람을 뜻한다. 먼저 경험하고 깨우치며 많은 것을 배운 동료, 선배, 교수, 상사 등도 선생이 될 수 있다. 조금만 더 주변 청년들에게 관심을 가져주고 ‘목표가 무엇인지’, 그러기 위해선 ‘무엇을 해야 하는지’ 친절하게 알려주는 선생이 곁에 있다면 그 청년의 인생이 확 바뀔 수도 있는 것이다. ‘1시간의 수업으로 학생의 인생 전체를 바꿀 수 있는 사람이 선생이다’라는 말처럼 잠시만이라도 주변의 청년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면 그 청년에게는 큰 위안이 되어 용기가 북돋아질 것이다.

현대사회는 너무나 바쁘게 돌아가기 때문에 자신에게 닥친 문제만 해결하기에도 벅차다. 그러다보니 점점 자기 자신 일에만 집중하게 되고 주변을 둘러보고 신경 쓸 여유가 없어진다. 인정이 점점 메말라가는 사회에서 냉정하게 살기보다는 서로에게 따뜻한 말 한마디, 진심 어린 말 한마디 건넬 수 있는 소통사회가 되면 좋겠다. 굳이 청년만이 아니라 후배가 선배에게, 부하직원이 상사에게, 서로가 서로에게. 지금이야말로 산업의 고도화뿐만 아니라 마음의 고도화가 필요한 때다.

끝을 가늠할 수 없는 미로를 탈출하는 일은 어렵다. 하지만 그 길을 스스로 개척하면서 극복하게 된다면 분명히 한 단계 성장하는 좋은 경험이 될 것이다. 그러나 수많은 갈림길 중에서 딱 하나의 이정표라도 있다면, 멀고도 힘든 길을 조금은 수월하게 헤쳐 나가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우리는 청년이다. 청년에게는 특권이 있다. 걸려 넘어져도 또 벌떡 일어설 수 있다. 어떤 난관이 닥칠지라도 두려워하지 말고 긍정의 힘으로 부딪혀 나갈 것이다.

김진홍 경북대학교 대학원 응용화학공학부 2학년


인기기사
정치
사회
경제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