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운하 치안감의 소신 있는 발언들
황운하 치안감의 소신 있는 발언들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8.07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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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경찰인사에서 치안감으로 승진한 황운하 신임 울산경찰청장의 소신 있는 발언들이 주목을 받고 있다. 황 치안감은 7일 울산경찰청 프레스센터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는 물론 연합뉴스 인터뷰를 통해서도 자신의 소신을 거침없이 개진했다.

황 치안감의 발언이 주목받는 이유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우선 ‘경찰대 1기’ 출신이란 자부심 탓인지 그의 사유(思惟)체계는 남다른 데가 있다. 한동안 울산치안을 책임졌던 역대 지방청장들과 비교해도 색깔차이가 뚜렷하다. ‘지역사회가 함께하는 주민참여형 공동체 치안 활성화’를 강조하면서 ‘주민’의 개념에 ‘서민과 소외계층’을 포함시킨 것은 신선한 충격이다. “유력 인사들로 구성된 협력단체 중심의 협력치안 모델만으로는 시민협력이라고 말하기에 한계가 있다”는 그의 발언은 ‘혁신적’이란 느낌마저 준다.

“집회·시위의 권리와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 경찰력 투입을 최소한으로 줄이겠다”거나 “그렇게 생긴 여유인력으로 지구대와 파출소의 기능을 보강하겠다”는 말도 아무나 했던 발언이 아니다. “경찰이 버스 옆에서 도시락을 먹고, 쪽잠을 자고, 상가 화장실을 빌려 쓰는 일이 반복되면서 경찰의 자존감·신뢰도에도 영향을 준다”고 한 말에서는 현실을 직시하는 그의 혜안을 접할 수 있다.

이밖에도 황 치안감의 발언에는 새겨들을 만한 대목이 적지 않다. ‘경찰 수사권 독립론자’로 알려진 그는 “막대한 기소권을 가진 검찰이 수사권마저 행사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쓴 소리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는 또 경찰 수사기능의 중심을 일선경찰서에서 지방경찰청으로 옮기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과학수사나 범인 검거 역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일선경찰서에 맡기다 보면 수사 품질이 높아질 수 없다”는 지론을 폈다.

황 치안감의 울산경찰청장 부임은, 소신 넘치는 발언들에서도 짐작이 가듯, 신선한 충격이 아닐 수 없다. 그러기에 그에게 거는 시민적 기대는 의외로 크다. ‘서민과 소외계층’에 대한 배려지심, 대민업무를 중시하는 치안철학 등 의미심장한 초심(初心)을 끝까지 잃지 않기를 그리하여 민주·자주경찰의 초석이 돼줄 것을 시민들은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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