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을 찾아서-38 (주)일진에너지
중소기업을 찾아서-38 (주)일진에너지
  • 최재필 기자
  • 승인 2008.11.09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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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이름 바꾸고 세계적 에너지 기업 변신중…
▲ (주)일진에너지는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며 대표기업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울주군 온산읍에 위치한 본사의 전경.
한국 표준형 원전 원천기술 ‘아트라스’ 보유

삼중수소 저장용기 세계 두번째 개발 성공

‘폴리실리콘’ 생산반응기 구축 신성장동력

세계 경기침체 여파로 지역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풍부한 경험과 탄탄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향토 기업이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그 주인공은 ㈜일진에너지.

특히 이 회사는 한국형 원전 원천기술 확보, 신재생에너지 태양전지 원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 반응기 구축 등으로 원자력과 신재생에너지 분야에서 세계적 에너지 선도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밸브정비업체로 출발… 세계적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

울산시 울주군 온산읍에 본사를 두고 있는 ㈜일진에너지(대표이사 이상업)는 에너지 관련기기 전문업체로 지난해 종업원 400명, 매출액 750억원을 기록, 지역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다.

1989년 2월 설립된 밸브정비 업체인 일진엔진니어링이 모태인 이 회사는 지난 90년 ㈜일진정공으로 사명을 바꾸고 LG화학을 비롯해 LS-Nikko동제련, 금호석유화학, SK에너지, S-OIL 등 국내 대기업에 화공기기 제작·납품, 석유화학 M/T 공사 수행 등을 통해 외형적 성장을 일궈내 종합서비스회사로서의 체제를 갖췄다.

또한 지난 97년 12월 미국품질 규격인 ASME ‘U’ STAMP를 취득해 고압용기·열교환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발판을 마련했으며, 3년6개월에 걸친 연구개발 결과 2006년에는 국내 처음으로 한국형 140㎾의 시험원자로(ATLAS) 제작에 성공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 회사는 지난 1월 9천639㎡ 규모의 삼평2공장을 건립, 울산의 3개 공장과 서울 강서구 기술연구소, 경기도 일산과 평택, 충남도 당진, 경남도 하동 등의 사업소를 통해 전국적 네트워크를 구축, 각 사업소 별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1월에는 코스닥에 성공적으로 상장했으며, 특히 지난달 21일에는 사명을 ㈜일진에너지로 변경하고 신재생에너지 및 원자력 관련 기기 제작 및 시공을 사업 목적에 추가,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일진에너지 IR팀 김경섭 과장은 “각 사업소 별로 터빈 발전기 경상정비·플랜트 제작 등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뉴욕지사 설립, 베트남 공장 추진 등 해외 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진에너지의 주요 사업은 화공기기 제작과 발전경상정비, 플랜트 공사로 이 중 매출 비중(57.1%)이 가장 큰 화공기기 제작 관련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화공기기 시장은 중동 산유국, 중국 등 전 세계적 설비투자 증가로 시장성이 급성장하고 있는 추세이며 원자력 관련 시장도 원전설비 비중 확대, 정부의 신규발전소 건설 추진 등으로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한국형 원전 원천기술 ‘ATLAS’를 기반으로 해외 수출이 늘고 있으며 선박 모듈 사업은 꾸준한 해외 수주로 성장세가 증가하고 있다.

◇축적된 기술력으로 신재생에너지 등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 선도

㈜일진에너지는 최근 화공기기 등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원자력사업·신재생에너지 사업·LNG선 및 해양 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 사업으로 새롭게 선정했다.

특히 이 회사가 한국원자력 연구소와 함께 참여하고 있는 삼중수소 저장 및 공급시스템 개발 사업은 산업·의료·연구용으로 활용도가 높아 이 회사의 새로운 수익창출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상배 사장은 “삼중수소는 최근 2020년 상용화를 목표로 진행중인 ITER(국제핵융합실험로) 건설프로젝트에서 핵융합실험 연료로 사용되는 등 중요한 물질로 인식되고 있는데 이 사업에 우리나라는 10가지의 품목을 조달하는데 그 중 하나가 바로 삼중수소 저장 및 공급시스템”이라며 “일진에너지는 삼중수소저장용기를 캐나다에 이어 세계 2번째로 개발에 성공, 높은 기술력과 가격경쟁력으로 총256억원 규모를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원자력 사업과 관련 이 회사의 또 다른 성과는 한국형 원전 원천기술인 아트라스(ATLAS; 가압경수로 열수력 효과 실험장치)이다.

ATLAS는 한국표준형 원전 신형경수로 ‘APR1400’의 모델로 향후 한국형 원전의 상업화에 따라 이 회사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자리 잡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새로운 사업 영업으로 추가된 신재생에너지 부분의 사업도 확대되고 있다.

이 회사는 태양전지의 원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을 위한 반응기(Reactor)의 생산체제를 구축, 올 하반기부터 국내외에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 사장은 “세계 태양광발전 시장규모는 오는 2011년 1천219억 달러로 연평균 41.7%의 성장이 예상된다”며 “태양광발전의 태양전지 원소재인 폴리실리콘 생산 반응기의 시장성이 확대돼 높은 수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설립후 연평균 성장률 29%… 올 매출 목표 1천100억원 예정

㈜일진에너지는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매출은 지난해 750억원에서 올해 3분기에 이미 744억원을 기록, 올해 목표액인 1천100억원을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예상돼 창립이래 처음으로 1천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는 2006년 각각 122.6%, 17.8%를 기록했으나 올해에는 48.7%, 6.5%로 낮아질 전망이다.

이 사장은 “차입금의존도 및 부채비율 감소는 기업의 건전성과 안전성을 나타내는 지표”라며 “지속적 기술개발, 품질개선 등을 통해 회사 경영성을 높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품질신뢰성, 기술경쟁력, 기술상용화를 통해 회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화공기기, 발전정비, 플랜트유지보수 등 다양한 산업분야 사업으로 특정산업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을 낮추고 안정적인 다양한 매출처 보유가 회사의 장점”이라고 자랑했다.

/ 최재필 기자

▲ 이상배 사장.
[인터뷰]“직원들과 잘사는 구조로 경영해야”

“직원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만들고 싶습니다”

㈜일진에너지 이상배 사장(55)은 성공적 기업 경영을 위해서는 “오너만 잘사는 구조가 아닌 직원들과 같이 잘사는 구조를 만들어야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를 위한 이 사장의 경영철학은 독특하다. 그는 “회사는 직원들이 자발적·창조적 업무매진을 위해 Motivation(동기부여)와 Inspiration(고취)을 직원들에게 심어줘 열정을 갖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직원들의 열정이 품질경쟁력을 가져와 회사 발전으로 이어진다”며 “이러한 선순환이 기업 발전에 가장 필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 사장은 인센티브제 도입·보너스 500% 지급·복지환경 개선 등 새로운 경영환경을 도입했다. 또 사택 지원·전세자금 융자 및 학자금 지원·정년 연장·해외여행 지원 등 직원 복지를 강화해 직원과의 신뢰를 쌓는데 주력했다. 이 사장의 예상은 주효했다. 지난 98년 취임 당시 120억원에 불과하던 매출액이 지난해 750억원, 올해는 1천100억원을 바라보게 된 것. 또 이직이 많은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이 회사는 이직률 10% 미만으로 직원들이 애사심과 열정을 갖고 업무에 임하게 됐다. 이는 곧 회사 경쟁력 강화로 이어져 매출 등 모든 부분에서 회사발전의 밑거름이 됐다. 이 사장이 강조한 기업 발전의 ‘선순환’과 같은 맥락인 것.

이 사장은 고객을 위한 경영방침도 소개했다. 그는 “고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납기와 품질”이라며 “정확한 납기와 뛰어난 품질로 고객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자신했다.

서울 출신인 이 사장은 울산에 대해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그는 “지역 독거노인 돕기, 1사1교 및 1사1촌 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과 함께 직원 70%를 울산대학교 출신으로 채용하는 등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회사를 추구하고 있다”면서 “타 지역 출신으로 울산에서 사업을 하고 있다. 울산에 일정부분을 환원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울산의 미래경쟁력에 기여하는 사업장이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최재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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