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원인 최다 담배꽁초’… 창피한 일
‘화재원인 최다 담배꽁초’… 창피한 일
  • 울산제일일보
  • 승인 2017.07.24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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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시소방본부가 자체 통계를 바탕으로 올해 상반기 울산지역에서 발생한 화재에 대한 분석을 시도했다. 그랬더니, 화재 원인 가운데 가장 많은 것이 ‘부주의하게 버린 담배꽁초’라는 웃지 못 할 결과가 나왔다. ‘웃지 못 할 결과’라고 표현한 것은 흡연이 문제라기보다 ‘흡연 에티켓의 실종’이 더 큰 문제라는 점을 강조하고 싶기 때문이다.

24일 울산시소방본부 발표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에 일어난 울산지역 화재는 모두 531건이었으며, 인명피해는 사망 1명과 부상 25명, 재산피해는 18억7천9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할 때 재산피해는 21.5% 감소했지만 화재 건수는 오히려 10.6% 증가했다. 주목할 만한 대목은 화재 원인이었다. ‘전기 요인’이 13.7%(73건), ‘기계 요인’이 5.6%(30건)인 반면 ‘부주의’가 절반을 웃도는 58.3%(310건)를 차지한 것이다. 더욱이 ‘부주의’ 중에서도 ‘담배꽁초’가 37%(115건)로 ‘음식물 조리’(17%, 53건), ‘쓰레기 소각’(12%, 37건)을 앞질렀다는 것은 의미가 예사롭지 않아 보인다.

건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애연가들의 설자리가 갈수록 좁아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추세다. 또 이러한 추세는 자연스레 애연가들을 동정 어린, 혹은 혐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적 현상으로 이어지기 마련이다. 애연가들이 더더욱 처연해 보이는 것은, 비록 일부라 할지라도, ‘흡연 후 처리’에 대한 의식이 엷기 때문일 것이다.

바꾸어 말해, 일부 애연가들이 담배를 피운 뒤 꽁초를 아무데나 함부로 버리는 습관을 몸에 달고 다니다시피 한다는 얘기다. 담배꽁초를 시도 때도 없이 차창 밖으로 내던지는 흡연 운전자, 담배꽁초를 공원 벤치 주변이나 하수구, 도로변 화단, 심지어는 산불이 우려되는 야산에서까지 예사로 내다버리는 무례한 흡연자는 애연가 전체의 얼굴에 먹칠을 하는 무뢰한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매사에서 그렇듯이 흡연에도 에티켓이 있는 법이다. 일부나마 ‘흡연 에티켓’을 제대로 지키지 않는다면 그 비난은 애연가 전체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고 설자리는 더 한층 좁아질 것이다. 화재 원인 중에 가장 많은 것이 ‘부주의하게 버린 담배꽁초’라는 사실이 얼마나 창피한지, 그리고 무엇을 의미하는지 애연가들은 몇 번이고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흡연 에티켓’은 누가 말하지 않더라도 스스로 지키는 것이 애연가들의 도리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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